[더팩트 | 김대호 전문기자] 11일 고척 LG 트윈스-키움 히어로즈전은 두 팀 선발 투수에 시선이 모아졌다. LG 카를로스 카라스코는 KBO리그 두 번째 선발 등판이다. 1일 두산전 첫 등판에서 7이닝 퍼펙트 이후 열흘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카라스코는 메이저리그 통산 112승의 베테랑 투수답게 첫 등판에서 두산 타자들을 데리고 놀았다. 74개의 투구 중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공이 단 한 개도 없었다. 핀포인트 제구력에 감탄사가 나올 정도였다. 과연 두 번째 등판에서도 완벽한 피칭을 이어갈지 관심이 집중됐다. 키움 선발 안우진은 KBO리그 최고의 ‘파이어 볼러’다. 언젠가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을 한국야구의 희망이다. 카라스코가 한때 메이저리그를 주름잡았던 ‘과거’라면 안우진은 메이저리그를 꿈꾸는 ‘미래’라 할 수 있다.
둘의 피칭을 비교하며 보는 건 색다른 흥미 거리다. 팽팽하리라던 예상은 처음부터 빗나갔다. 안우진은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듯 공을 낚아채지 못했다. 속구는 떴고 변화구는 원바운드로 꽂혔다. 1회에만 몸맞는 공과 볼넷을 하나씩 내주며 2실점했다. 1회 투구 수가 29개였다. 반면 카라스코는 예의 칼 같은 제구력이 빛을 뿜었다. 단 12개의 공으로 세 타자를 요리했다.
2회도 비슷하게 흘렀다. 안우진은 어렵게 실점을 면했지만 2명을 누상에 내보냈다. 2회 투구 수는 23개. 카라스코는 2회에도 공 11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눈에 띄는 건 볼 배합이었다. 아끼던 포심과 포크볼을 기습적으로 던졌다. 키움 타자들의 당황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잡혔다. 2회까지 23개의 투구 중 포심이 8개였다. 카라스코는 1일 두산전에선 7회까지 포심 6개를 던졌다. 포크볼은 한 개도 구사하지 않았다. 3회를 마쳤을 때 안우진의 투구 수는 76개였고, 카라스코는 안우진의 절반도 안 되는 37개였다.
4회 들어 상황은 바뀌었다. 안우진은 속구 스피드를 줄이는 대신 제구력에 집중했다. 4회와 5회를 삼자범퇴로 끝냈다. 하지만 5회를 마쳤을 때 투구 수는 97개. 더 이상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안우진은 5이닝 동안 안타는 2개밖에 안 맞았지만 몸맞는 공 1개에 볼넷 4개 등 이번 시즌 가장 많은 4사구를 남발했다. 3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벌인 카라스코는 4회부터 키움 타자들에게 맞아 나가기 시작했다. 3회 종료 후 강병식 키움 타격코치가 타석을 투수 쪽으로 당길 것을 지시한 뒤였다. 키움은 5회말 2사 후 카라스코로부터 연속 4안타를 뽑아내며 2-2 동점을 만들었다. 카라스코의 변화구를 적극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 카라스코는 비록 실점했지만 주자 견제 동작이나 번트 수비, 베이스 커버 등에서 교과서 같은 모습을 보였다. 카라스코는 6이닝 5안타 몸맞는 공 1개, 5탈삼진, 2실점으로 첫 승을 신고했다. 안우진 보다 속구 스피드가 8km 이상 느렸지만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에선 차원이 달랐다.
3연패로 중위권 추락의 길목에 서 있던 LG는 2-2인 6회초 6번 송찬의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리드를 잡고 1번 홍창기의 우익선상 2루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이어 5-3인 9회초 7번 오지환의 우월 3점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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