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세수는 나누자더니'…용인·화성·이천 도비 지원은 '최저'


'재정 비상' 경기도,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원화 추진
반도체 거점 용인·화성·이천 내년 도비 보조는 '찔끔'

경기융합타운 전경. /경기도

[더팩트ㅣ수원=이승호 기자] 경기도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광역단체와 함께 나누는 '공동세원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반도체 세수가 집중되는 용인시·화성시·이천시의 내년도 도비 보조율은 10%로 최저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세수는 경기도와 나누자면서 도비 지원은 최저 수준을 적용한 것이어서 '세수는 가져가고 지원은 찔끔'이라는 기초단체들의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11일 경기도가 최근 시·군에 통보한 '2027년도 시·군 도비보조사업 차등 보조율'을 보면 평택시를 제외한 반도체 거점 도시들의 차등 보조율은 기준 보조율 30%에서 20%를 덜 받는 10%의 최저 수준이다.

용인시·화성시·이천시에는 재정력이 높다는 이유로 이같은 비율이 정해진 것으로, 이천시는 올해 20%에서 내년 10%로 비율이 하향 조정됐다.

이는 해당 기초단체들이 복지·교통·건설·농정 등 도비보조사업을 추진할 때 90%를 스스로 부담하고, 나머지 10%만 도비가 투입된다는 의미다.

반도체 도시인 평택시만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0%를 적용받는다. 반대로 동두천시·가평군·여주시·포천시·연천군·양평군 등은 기준 보조율보다 20%를 더한 50%를 받는다. 용인시·화성시·이천시와 비교하면 지원 보조율이 40% 포인트 차이가 난다.

도는 시·군별 인건비 자체 충당 능력 10%, 재정력지수 90%를 반영한 결과로, 실국별로 사업을 추진할 때 고려하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차등 보조율이 반도체 세수와는 별개로 도비 보조율이 특정 세목의 세수 기여도가 아니라 시·군의 재정 여건과 사업 수행 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도가 '공동세원화'를 추진하는 반도체 거점 도시들의 불만은 적지 않다.

기업 유치에 따른 도로·교통망 확충과 주민 민원, 환경 부담을 감당한 기초단체 현실은 외면한 채 공동세원화를 추진하고 각종 사업에 필요한 도비 보조율은 최저치로 낮췄다는 불만이어서 도와 반도체 도시들의 재정 갈등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10일 한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도가 재정 상황이 나빠진 것을 세출 구조조정으로 해결하지 않고 도내 31개 시·군의 법인지방소득세 절반을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은 시·군의 큰 반발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경기도의 현금성 지원 사업들도 따져 보면 총사업비의 대부분을 시·군이 부담하는 경우도 꽤 있는데, 생색은 도가 내면서 부담은 시·군에 지우는 모양새"라며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언급한 재정 적자 7조 원 비상 상황도 채무 성격과 상환 기간부터 상세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추미애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의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하면서 기업 유치에 따른 세수의 합리적 배분 등을 주요 제도 개혁 과제로 제시했다.

경기도가 도로·철도·용수·전력 등 반도체 산업 기반 시설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는 만큼 기업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도 광역단체가 일정 부분 공유해야 한다는 논리다. 일부를 광역세로 전환하거나 공동세원화해 도내 시·군에 재분배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vv83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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