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예천=김성권 기자] 경북 예천군의 농특산물이 세계 미식시장의 까다로운 입맛과 만났다.
지역 농산물을 기반으로 한 우수 식품의 유럽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생산 현장과 지역의 문화까지 함께 보여주는 새로운 방식의 수출 전략이 예천에서 본격적으로 시도됐다.
예천군은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예천과 안동 일원에서 열린 '2026 글로컬 K-푸드 세계화–찾아오는 수출 ONE-STOP'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역 대표 식품을 글로벌 미식 관계자들에게 선보였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해외 바이어를 찾아가는 기존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해외 미식 전문가들이 직접 지역을 찾아 제품의 탄생 과정과 생산 현장, 지역의 사람과 문화를 경험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국립경국대학교 글로컬대학추진단이 주최한 이번 프로그램에는 프랑스 현지 미쉐린 스타 셰프를 비롯해 70여 명의 글로벌 미식 관계자가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제품을 시식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직접 생산·가공 현장을 찾아 제조 과정을 살펴보고, 식품의 맛과 향을 비롯해 프랑스 요리와의 페어링 가능성, 현지 레스토랑 메뉴에 활용할 수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예천의 식품이 프랑스 식탁에 오를 수 있는가'를 현지 미식 전문가의 시선에서 직접 검증하는 자리였던 셈이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예천군은 지역 식품기업 4곳이 참여해 예천의 특색을 담은 제품을 소개했다.
△초산정은 전통발효식초를 △농부창고는 참기름·들기름을 △착한농부는 예천소주를 △W-호두마을은 호두오일을 각각 선보였다.
품목은 서로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예천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기반으로 지역의 생산방식과 기술, 이야기를 담아낸 '지역형 K-푸드'라는 점이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국에서 만든 식품'이라는 점을 넘어 현지 소비자의 식문화에 어떻게 녹아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행사는 바로 그 가능성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프랑스 미식 전문가들이 제품의 풍미를 직접 경험하고 현지 요리와의 조화를 살펴보면서, 예천 식품이 유럽의 레스토랑과 식탁에서 어떤 모습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번 프로그램의 의미는 현장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다.
예천군과 국립경국대학교 글로컬대학추진단은 참가 기업별로 시장 가능성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제품 개선과 샘플 발송, 현지 메뉴 테스트, 유통·수입 관계자 매칭 등 후속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즉, 이번 행사를 '제품을 보여주는 자리'에서 '실제 수출로 연결하는 과정'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지역 식품기업 입장에서도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필요한 현지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제품의 강점과 개선점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미쉐린 스타 셰프 등 글로벌 미식 전문가의 평가와 현지 메뉴 적용 가능성 검토는 향후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천군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겨냥한 것은 단순한 식품 수출 확대만은 아니다.
지역 농산물이 식품으로 가공되고, 그 식품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는 과정에서 예천이라는 지역의 이름과 이야기까지 함께 알리는 것이다.
수출의 패러다임을 제품 중심에서 지역과 문화가 결합된 체험형 모델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안병윤 예천군수는 "이번 프로그램이 예천 농특산물과 가공식품의 경쟁력을 프랑스 미식 전문가들에게 알리고, 유럽시장 진출 가능성을 넓히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며 "지역 기업들의 도전이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지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예천의 농산물이 이제 지역의 울타리를 넘어 세계 식탁을 향하고 있다. 생산 현장에서 시작된 작은 맛이 세계 미식시장의 평가를 거쳐 실제 수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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