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연일 35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한강 야외수영장에 이어 서울 도심 계곡이 새로운 피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철과 버스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는 데다 입장료 부담 없이 시원한 계곡물을 즐길 수 있어서다.
다만 계곡을 찾는 방문객이 늘면서 불법 주정차와 쓰레기, 불법 옥외영업 등 또 다른 고민도 안게 됐다. 이에 자치구들은 특별단속반을 운영하고 환경, 안전관리 등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6일 각 자치구에 따르면 관악구 신림계곡을 비롯해 강북구 우이동 계곡, 노원구 벽운계곡, 은평구 진관사 계곡, 광진구 긴고랑 계곡, 종로구 수성구 계곡 등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계곡들이 시민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들 계곡은 접근성이 뛰어나고 당일치기 피서가 가능하다는 점이 입소문을 타면서 새로운 여름 피서지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실제 SNS에는 "지하철 역에서 15분", "뚜벅이도 갈 수 있는 계곡", "연차 안 쓰고 다녀올 수 있는 서울 피서지" 등 도심 계곡을 추천하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방문객 증가세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관악구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이달 4일까지 신림계곡 방문객은 1만63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8월 방문객 5348명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에 관악구는 불법 주정차 단속과 공중화장실 관리를 강화했다. 불법 주정차 차량에는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계곡 인근 공중화장실 5곳에는 평일과 주말 관리 인력을 배치했다.
취사 행위도 금지하고 여름 휴가철 특별단속 기간을 운영해 현장 순찰과 계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관악구에 따르면 현재 안전요원은 평일 2명, 주말 3명, 야간 순찰자는 2명이 근무 중이다.
우이동계곡을 품고 있는 강북구도 교통 혼잡과 주민 불편 해소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구는 오는 10월 5일까지 우이령 숲속문화마을 일대에서 주말·공휴일 특별 불법 주정차 단속을 실시한다.
방송장치와 경광등을 갖춘 주행형 CCTV 차량을 투입하고 상습 구간에는 경고 현수막과 노면표시를 추가 설치해 불법 주정차를 예방한다. 또 건설관리과와 보건위생과·공원녹지과·치수과 등으로 구성된 합동점검반을 운영하며 하천구역 무단 점용과 불법 옥외영업을 단속하고 있다.
적발된 불법행위는 행정대집행과 형사고발, 영업정지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 조치하고 재발 우려 지역에는 CCTV와 전담인력을 배치해 지속 관리할 방침이다.
다른 자치구들도 계곡 관리에 힘을 쏟고 있다. 노원구는 벽운계곡 민원의 대부분이 불법 주정차와 쓰레기 문제라고 밝히며 지난 1일부터 주말 순찰 인력을 추가해 교통 혼잡과 환경 민원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평구는 진관사계곡을 북한산국립공원공단과 함께 관리하고 있다. 계곡 주변 불법 주정차를 상시 단속하는 한편 국립공원공단과 협력해 쓰레기, 불법 야영 등을 관리 중이다. 지난해까지 계곡 주변 불법 옥외영업을 정비해 현재는 운영 중인 불법 영업장은 없다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종로구도 최근 인왕산 수성동계곡을 찾아 이용객 불편 사항을 점검했다. 계곡 인근 무방류 순환식 화장실은 이용객 증가에 따른 용량 부족 문제가 제기되면서 수세식 화장실로 교체하기 위한 문화재위원회 심의와 예산 확보 절차를 진행 중이다. 다만 계곡 물줄기를 늘리기 위한 인공적인 수처리 시스템은 자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도입을 유보한 상태다.
이처럼 도심 계곡이 새로운 여름 피서지로 자리 잡으면서 자치구들의 역할도 단순 시설 관리를 넘어 안전과 환경 보전까지 확대되고 있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계곡 이용객 증가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이 안전 수칙을 지키고 쓰레기 되가져가기, 불법 취사 금지 등 기본적인 이용 질서를 함께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