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두 배, 순익은 29%↓…케이뱅크의 엇갈린 상반기 성적표


개인사업자 대출 3조3000억원…이자이익 20% 늘고 NIM 21bp 상승
비이자이익 68% 급감하며 순익 후퇴…주가는 공모가 31% 밑돌아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842억원보다 28.6% 감소했다. /케이뱅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케이뱅크가 올해 상반기 개인사업자 금융을 중심으로 대출 자산과 이자이익을 크게 늘렸지만 최종 순이익은 뒷걸음질쳤다.

가계대출 규제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순이자마진(NIM)을 끌어올린 점은 성과다. 반면 지난해 실적을 뒷받침했던 채권매각이익이 줄면서 비이자이익이 급감했고 전체 건전성 지표도 일부 후퇴했다. 하반기에는 외형 성장보다 늘어난 대출을 안정적인 순이익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842억원보다 28.6%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의 주된 원인은 비이자이익이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3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33억원보다 68.2% 급감했다. 채권매각이익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체크카드와 연계대출, 제휴 신용카드 수수료 등이 개선되며 수수료이익은 소폭 늘었지만 채권 관련 이익 감소분을 상쇄하지는 못했다.

순이익과 달리 은행 본업인 이자 부문의 체력은 좋아졌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25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116억원보다 약 20% 증가했다. 누적 NIM도 같은 기간 1.38%에서 1.59%로 0.21%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개인사업자 대출을 빠르게 늘린 것이 이자이익과 NIM 개선으로 이어졌다.

성장을 이끈 것은 개인사업자 금융이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6월 말 1조6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3조3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상반기에만 1조5200억원을 공급해 지난해 연간 공급액의 약 82%를 반년 만에 달성했다.

전체 여신 잔액도 1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8% 늘었다. 원화대출금 가운데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까지 확대됐다. 가계대출에 집중됐던 인터넷은행의 여신 구조를 개인사업자와 기업금융으로 다변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질도 현재까지는 양호하다. 부동산담보대출과 보증서대출 취급을 늘리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중 담보·보증부 대출 비중은 45% 수준까지 높아졌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말 0.93%에서 올해 2분기 말 0.51%로 낮아졌다. 대출 잔액을 두 배 이상 늘리는 과정에서도 개인사업자 부문의 연체율은 오히려 개선된 셈이다.

고객 기반도 확대됐다. 6월 말 고객 수는 1645만명으로 전년 동기 1413만명보다 232만명, 약 16% 증가했다. 연령별 인구 대비 케이뱅크 고객 비율을 의미하는 고객 침투율도 처음으로 30%를 넘어 32%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건전성 지표에는 경계할 부분이 남아 있다. 전체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 말 0.59%에서 올해 0.60%로 0.01%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51%에서 0.59%로 0.08%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대손비용률은 1.13%에서 1.08%로 개선됐지만 여신 규모 자체가 커지면서 대손비용은 413억원에서 513억원으로 24.2% 증가했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초기 건전성은 안정적이지만 빠른 자산 성장에 따른 부실과 충당금 부담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가능성은 점검해야 한다. 2분기 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20.02%로 대출을 추가로 확대할 자본 여력은 충분한 수준이다.

시장의 평가는 아직 실적 개선 기대보다 순이익 감소와 향후 불확실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케이뱅크 주가는 5일 오전 10시 48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1.78% 오른 5720원에 거래됐다. 실적 발표일인 지난달 30일 종가 5510원보다는 3.8% 올랐지만 공모가 8300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31.1% 낮다. 상장 이후 최고가인 9880원과 비교해서는 약 42% 떨어진 수준이다.

주가 재평가를 위해서는 개인사업자 대출의 높은 성장률이 순이익과 자기자본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지난해 발생한 채권매각이익과 같은 시장 상황 의존도가 높은 이익 대신 카드 수수료와 광고, 제휴, 서비스형뱅킹(BaaS) 등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비이자수익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뱅크는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5일에는 게임을 통해 미션을 수행하면 현금 보상을 제공하는 참여형 앱테크 서비스 '게임라운지'를 출시했다. 게임 6종을 한곳에 모아 앱 이용 시간과 고객 접점을 늘리겠다는 구상으로,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제시한 앱테크·광고 제휴 확대 계획의 후속 조치다.

하반기 이자이익은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이 2분기에 집중적으로 늘어난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반기보다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케이뱅크는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의 담보 대상을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상가까지 넓히고 대출 용도도 운전자금에서 시설자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중소법인 비대면 대출 시스템 구축에도 착수했다.

디지털자산 분야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개념검증 결과를 사업모델로 구체화하는 동시에 오는 10월 만료되는 업비트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이어가는 것이 변수다. 케이뱅크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업비트와 재계약 절차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법인 가상자산 거래 관련 사업도 두나무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준형 케이뱅크 전략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개인사업자 대출과 가계여신은 1분기보다 2분기에 더 많이 증가했다"며 "3분기에 더 많은 성장으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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