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오디세이', 크리스토퍼 놀란으로부터 도착한 귀한 선물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왕 오디세우스의 여정 담아
맷 데이먼·앤 해서웨이·톰 홀랜드 등 출연

5일 개봉하는 오디세이는 트로이의 목마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이자 지혜의 왕 오디세우스가 전쟁 이후 아내가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겪는 미지의 세계 속 고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유니버설 픽쳐스

[더팩트|박지윤 기자]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에 도전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역대급 스케일과 장대한 여정을 섬세하게 펼쳐내며 관객들이 이야기를 감상하는 걸 넘어 그 안에 존재하게 만든다. 영화를 왜 극장에서 봐야 하는지를 오직 작품으로 알려주는 '오디세이'다.

오늘(5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오디세이'(감독 크리스토퍼 놀란)는 '트로이의 목마'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전쟁 영웅이자 지혜의 왕 오디세우스(맷 데이먼 분)가 전쟁 이후 아내가 있는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 10년에 걸쳐 겪는 미지의 세계 속 고된 여정을 그린다.

작품은 이타카 왕국에서 오디세우스를 기다리는 왕비 페넬로페(앤 해서웨이 분)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 분)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돌아오지 않는 왕의 자리를 노리는 구혼자들이 몰려오고, 페넬로페는 손님들을 환대해야 하는 '제우스의 법에' 따라 이들을 쫓아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신 그는 남편의 수의를 완성하면 구혼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면서 매일 밤 수의를 만들었다가 풀면서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한다. 그리고 훌쩍 성장한 텔레마코스는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밀행을 떠난다.

오디세이는 고대 그리스 신화의 정수로 꼽히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압도적인 스케일과 서사로 담아내며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필모그래피 중에서도 가장 장대한 프로젝트 제작 단계부터 전 세계의 관심을 모았다. /유니버설 픽쳐스

그런가 하면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 오디세우스는 기억을 잃은 채 칼립소(샤를리즈 테론 분)의 섬에 갇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가 기억을 조금씩 되찾으면서 아내와 아들에게 돌아가려는 그는 복수를 넘어 모든 것을 품은 채 거대한 폭풍과 괴물 그리고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의 시련과 맞서면서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오디세이'는 그리스 신화의 정수로 꼽히는 인류 최초의 대서사시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현대적인 블록버스터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이는 회상 장면부터 병행 서사와 이야기 속의 이야기 등이 어우러진 비선형 구조를 바탕으로,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와 생사를 알 수 없는 아버지의 흔적을 쫓고 왕가를 위협하는 구혼자들에 맞서는 텔레마코서의 여정을 긴밀하게 섞으며 장대한 서사를 펼쳐낸다.

여기에는 실제로 제작한 10.7m에 달하는 거대한 트로이 목마가 돋보이는 과거 트로이 전쟁의 순간부터 사람을 잡아먹는 외눈박이 거인 키클롭스와 사람을 돼지로 만드는 마녀 키르케, 노래로 사람을 홀리는 세이렌, 배를 덮치는 거대한 파도 등 수많은 위기가 연달아 등장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또한 이를 헤쳐 나가는 오디세우스의 타고난 영리함은 물론 각자가 행한 선택의 대가를 치르는 인간들의 의지와 운명을 담아내며 보는 이들이 캐릭터들의 여정을 함께 겪으면서도 함부로 판단하지 않게 한다.

영화 사상 최초로 작품 중 전편을 IMAX 필름 카메라로 촬영하는 시도를 꾀한 만큼, 그리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스코틀랜드 미국 등 신화적 세계를 현실로 옮겨놓은 듯한 세계 곳곳의 장엄한 자연에서 펼쳐지는 광활하고도 끝없는 향해, 대규모 전투와 신들의 시험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맷 데이먼은 단순히 전쟁의 영웅으로서만 존재하지 않고 그 이면에 죄책감과 트라우마 그리고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오디세우스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여기에 앤 해서웨이, 톰 홀랜드, 젠데이아, 샤를리즈 테론, 로버트 패틴슨 등도 열연을 펼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유니버설 픽쳐스

이렇게 집요하고 치열하게 완성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프로젝트에 배우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맷 데이먼은 단순히 전쟁의 영웅으로서만 존재하지 않고 그 이면에 죄책감과 트라우마 그리고 가족을 향한 그리움을 동시에 품고 있는 오디세우스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한다. 특히 그는 인물이 느끼는 복잡다단한 감정을 깊은 눈빛으로 담아낸 채 모든 시네마틱한 순간에 존재하며 관객들을 압도한다.

현대물이 아닌 고전물로 관객들을 찾은 앤 해서웨이와 톰 홀랜드는 각각 강인하고 영리하지만 때로는 눈물을 흘리는 왕비, 지도자로 점차 성장해 나가는 왕자가 되며 익숙한 이미지를 벗어던진다.

여기에 지혜와 전쟁의 여신인 아테나가 된 젠데이아와 오디세우스를 자신에 섬에 붙잡아 두는 칼립소가 된 샤를리즈 테론은 비주얼만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구혼자들의 우두머리 안티노오소를 연기한 로버트 패틴슨은 매력과 위협을 동시에 장착하며 극의 몰입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얼핏 '오디세이'는 그리스 신화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긴 작품 같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고뇌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러닝타임이 계속 짧아지는 시대에서 172분이라는 긴 시간에 압도적인 스케일과 영상미를 꾹꾹 눌러 담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뚝심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미 이야기를 아는 사람이라면 작품을 더욱 깊이 즐길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를 보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 오디세우스와 함께 배를 타고 산에 오르고 동굴에 들어가는 등 그의 여정으로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동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작품을 즐겨보지 않았거나 긴 러닝타임에 부담을 느꼈던 관객들도 이러한 진입장벽을 넘고 크리스토퍼 놀란이 전 세계에 건네는 귀한 선물을 활짝 열어보며 잠시나마 경험해본 적도 없는 그 시대의 일부가 되는 색다른 경험을 만끽하길 바란다. 15세 이상 관람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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