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군, '신비의 바닷길' 초입부에 전 주한 프랑스 대사 흉상 설치


'한국판 모세의 기적' 표현한 인물…스토리텔링 강화·볼거리 제공

삐에르랑디 전 주한 프랑스 대사 흉상. /진도군

[더팩트ㅣ진도=최치봉 기자] 전남광주시 진도군은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삐에르랑디 전 주한 프랑스 대사의 공로를 기리기 위해 고군면 회동리 신비의 바닷길 초입부에 흉상을 새로 설치했다고 4일 밝혔다.

신비의 바닷길은 고군면 회동리~의신면 모도를 잇는 2.8㎞ 구간으로 한달에 2차례씩 사리물때(대조기) 기간에 바다 밑바닥이 양쪽으로 갈라져 드러나는 현상이다.

특히 음력 2~3월 사리물때에는 연중 가장 높은 조차로, 이 구간의 바닷길이 폭 30~40m로 가장 넓게 열린다. 주민들은 사리때 마다 열리는 바닷길에서 조개나 낙지를 줍는 등 자연현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던 중 1975년 우연히 진도를 방문한 삐에르랑디 주한 프랑스 대사가 이를 직접 목격하고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라 표현하며 프랑스 신문 등 현지 언론에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신비의 바닷길은 단숨에 세계적인 명성을 얻으며 국제적인 관광지로 유명세를 탔다. 1978년부터는 회동마을에서 자체적으로 지내던 '영등제'를 진도군 차원의 '영등축제'로 확대했고, 1990년대 이후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로 격상해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 영등제는 바람의 신인 영등할머니에게 풍어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어촌의 전통제사이자 마을 굿이다.

고군면 회동마을과 섬 모도가 연결되는 때를 '영등살'이라 부르는데, 기독교 전통의 삐에르 랑디 프랑스 대사는 영등살에 물이 갈라지면서 바닥을 드러내는 현상을 구약성서 출애굽기의 홍해 갈라짐 현상과 동일시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삐에르 랑디 흉상 표지문에는 그의 약력과 신비의 바닷길을 세계에 알린 공적이 기록돼 현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진도 신비의 바닷길이 지닌 역사적 배경과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진도군 관계자는 "1998년 삐에르랑디 공원 조성에 이어 이번에 설치한 흉상은 신비의 바닷길이 가진 서사를 방문객들에게 알리고, 볼거리와 의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bbb250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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