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시공사 교체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여온 경기 성남시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과 DL이앤씨가 대화에 나선다. 법원이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인정한 뒤 조합이 공사비 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DL이앤씨도 조건 없는 협의를 제안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장기간 이어진 갈등이 봉합될지 주목된다.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일 DL이앤씨에 공사도급계약서 최종 확정안과 공사비 산출 내역서, 공사계약 조건, 마감재 목록 등을 오는 14일까지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상대원2구역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대에 지하 12층~지상 29층, 43개 동, 4885가구를 조성하는 대형 재개발사업이다. 공사비는 1조9000억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주와 철거가 사실상 마무리돼 당초 지난 6월 착공할 계획이었지만 시공사 교체 갈등으로 일정이 미뤄졌다.
조합은 2015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하고 2021년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시공사 교체에 나섰고, 지난 5월 30일 임시총회를 열고 DL이앤씨와 공사도급계약을 해지하고 GS건설을 새 시공사로 선정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조합의 공문은 법원이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인정한 뒤 발송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제5민사부는 DL이앤씨 등이 조합을 상대로 낸 총회 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본안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DL이앤씨의 시공사 지위를 인정하고, 5월 30일 임시총회 결의 효력을 정지했다.
DL이앤씨도 지난 3일 조합에 '상대원2구역 사업 정상화를 위한 협의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대화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합이 요구한 자료를 기한 내 제출하고, 별도의 전제 조건 없이 사업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겠다며 조합 집행부가 협의 일정을 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합은 DL이앤씨의 공문을 받은 뒤 "신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협의 일정을 회신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 지위와 계약 조건을 두고 정면으로 맞섰던 양측이 법원의 결정 이후 공식적인 협의 절차에 들어선 셈이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은 지난해 11월 이후 약 8개월간 시공사 교체를 둘러싼 총회와 소송이 이어지면서 금융비용과 총회 개최비, 소송비용, 협력업체 추가 비용 등 수백억원대 비용 부담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착공이 더 늦어질수록 이주비 등 각종 차입금 이자가 누적되고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분이 공사비에 반영될 가능성도 커진다. 일반분양 일정까지 밀리면 분양대금 유입이 늦어져 조합원 추가 분담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강화된 대출·분양 규제도 사업 지연에 따른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다.
DL이앤씨는 현재를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골든타임'으로 규정했다. DL이앤씨는 "인근 다수 정비사업지보다 선제적으로 분양을 추진할 수 있는 골든타임은 아직 남아 있다"며 철거와 감리자 선정 등 후속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조합에 요청했다.
조합과 DL이앤씨가 공사비와 계약 조건을 두고 협의에 나설 뜻을 밝히면서 상대원2구역은 법정 공방에서 사업 정상화 협의로 방향을 틀게 됐다. 이미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 데다 규제 강화로 조합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이번 대화가 갈등을 봉합하고 사업을 다시 궤도에 올리는 계기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