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배우 강미나가 '내일도 출근!'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했다. 그동안 대중의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아있던 통통 튀고 밝은 고등학생 이미지를 내려놓고, 현실 직장인의 고충과 성장, 깊어진 멜로 감정선까지 섬세하게 그려내며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강미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tvN 월화드라마 '내일도 출근!'(극본 김경민, 연출 조은솔) 종영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일과 사랑 사이에서 성장해 가는 5년 차 직장인 윤노아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은 일상적 권태기에 시달리던 7년 차 직장인 차지윤(박지현 분)이 까칠한 직장 상사 강시우(서인국 분)와 함께 서로의 대체 불가능한 최선이 돼 일도 사랑도 다시 설레기 시작하는 오피스 로맨스 드라마다. 지난달 29일 12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강미나는 매사에 신중하고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직장인 윤노아로 분해 장기 연애의 끝에서 새로운 사랑을 마주하는 인물의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극의 한 축을 담당했다.
강미나에게 '내일도 출근!'은 데뷔 10년 차에 처음 도전한 오피스물이자, 그동안 보여준 이미지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그간 판타지와 장르물을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온 그는 현실적인 직장인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밝혔다.
"오피스물에 대한 갈증이 굉장히 심했어요. 다양한 역할을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갈증은 없었는데, 데뷔 10년 차가 되도록 오피스물을 한 번도 못 해봤다는 아쉬움이 있었죠."
특히 기존의 밝은 이미지를 조금은 덜어내고 싶었던 강미나다. 실제로 차분한 편인 강미나는 "많은 분들이 아무래도 어릴 때 데뷔한 이미지가 있다 보니 밝은 아이로 기억해 주는 것 같다"며 "하지만 정작 나는 그렇게 밝은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처음 만나는 분들도 생각보다 차분하다고 많이 이야기한다. 그래서 더더욱 나라는 사람의 모습을 조금 더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조은솔 감독 역시 강미나와 윤노아가 가진 고민과 생각이 닮아 있다고 봤고, 배우 본인이 가진 모습을 캐릭터에 녹여내길 바랐다. 강미나는 "감독님께서 처음 말씀해 주신 게 제가 노아와 많이 맞닿아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였다"며 "앞으로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노아에게 많이 이입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극 중 윤노아는 웹툰 원작 속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와 달리 강미나의 해석을 거쳐 보다 신중하고 현실적인 인물로 완성됐다. 회사에서는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주변을 살피며 조용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인물이다.
강미나는 "노아가 마냥 밝은 캐릭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고민이 많고 매사에 신중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효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앞에 나서기보다 뒤에서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으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강미나는 직장인 윤노아를 표현하기 위해 말투부터 외적인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 썼다. 그는 "노아가 완전한 신입사원은 아니지 않나. 때문에 어느 정도 회사 생활에 지쳐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며 "그래서 대사를 할 때도 너무 밝게 하기보다는 힘을 조금 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직장인의 현실적인 모습을 담기 위해 SNS 속 출근룩 콘텐츠도 참고했다. 큰 변화를 주기보다 실제 회사원이 입을 법한 자연스러운 스타일을 고민했고, 작은 액세서리와 차분한 분위기로 윤노아의 성격을 표현했다.
뿐만 아니라 체중도 감량했다. 감독이 직접 감량을 요구한 것은 아니었지만, 전작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극 중 캐릭터의 나이대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스스로 관리에 나섰다. 최종적으로는 약 10~13kg 정도 감량했다.
특히 그는 7년이라는 긴 연애를 끝낸 뒤 연하남 재인(원규빈 분)과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과정에 가장 많은 고민을 쏟았다.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는 감정의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다.
강미나는 "시청자분들이 '7년 연애한 사람이 어떻게 바로 새로운 사랑을 하지?'라고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나 또한 처음에는 그렇게 여겼다. 이 지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고, 감독님과 여러 계산을 하며 감정선을 쌓았다"고 설명했다.
"노아가 재인이를 만나고 나서도 바로 달라지는 게 아니라 천천히 변화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어느 부분은 보여줘야 하고 어느 부분은 감춰야 하는지 감독님과 정말 많이 이야기했죠."
때문에 강미나는 단순히 설렘을 보여주는 것보다 윤노아가 이전 관계를 정리하고 새로운 감정을 받아들이는 과정에 집중했다. 이에 촬영 과정에서도 장면의 순서와 표현 방식을 계속 조율했다.
그는 "너무 바로 재인이와 가까워지면 노아라는 인물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대본에는 러브라인이 시작된 뒤 회사에서도 표현을 많이 하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오히려 그런 부분을 덜어내고 감정을 쌓아가는 방향으로 갔다. 가까워 보이는 장면은 삭제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원규빈과의 멜로 호흡은 어땠을까. 특히 연기 선배로서 아직은 신인인 원규빈을 이끌어야 했던 강미나였다. 하지만 강미나는 원규빈의 배려와 안정적인 연기 덕분에 자연스럽게 감정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규빈 배우가 아이컨택을 정말 잘하고 자상한 편이에요.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 받아주고 따라와 줬어요. 제가 이끌었다기보다 오히려 규빈 배우가 저를 리드해 줄 때도 많았죠."
'내일도 출근!' 촬영은 강미나의 전작 넷플릭스 시리즈 '기리고' 이후 일주일 만에 시작됐다. 두 작품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다. '기리고'가 젊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함께 만들어가는 현장이었다면, '내일도 출근!'은 원규빈 외에는 선배 배우들의 여유와 배려 속에서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다만 빠른 시간 내에 들어간 작품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던 만큼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기리고' 속 나리와 윤노아의 결이 달랐던 만큼 초반에는 스스로를 계속 다잡아야 했다.
강미나는 "나리를 끝내고 바로 노아를 하다 보니 순간순간 나리의 모습이 튀어 나올 때가 있었다. 특히 전 남친 구원에게 화를 내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나리의 성질이 나왔다. 그때부터 스스로 계속 '차분하게 가야 해'라고 되뇌며 스스로 마인드 세팅을 많이 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가수와 배우 활동을 병행해온 강미나는 이제 배우라는 영역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아이오아이 활동 불참 당시 불거졌던 여러 이야기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강미나로서는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 다른 멤버들 역시 이러한 강미나의 선택을 이해했다.
"연기가 저한테는 정말 소중하고 자식 같은 느낌이에요. 다양한 장르를 경험하면서 배우로서 더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앞으로 강미나는 단단한 배우로 성장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지금까지 쌓아온 작품들이 기반이 돼 10년 뒤에는 이름만 떠올려도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오피스물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드린 것 같아요. 이처럼 앞으로도 멜로도 되는 배우,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지금 하고 있는 작품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10년 뒤에는 강미나라는 배우를 떠올렸을 때 단단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 계속해서 보는 분들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는 흡입력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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