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뼈대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을 놓고 "이렇게 빛의 속도로 형사소송법이 빨리 개정된 건 처음"이라며 "새로운 제도가 선의를 갖고 설계했지만 어떤 부작용이 나올지, 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될 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3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신임 검사 임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형사사법제도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 안전을 지키는 데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여기서 부작용이 나온다면 결국 피해자들의 피해가 악화되고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만약 부작용이 생긴다면, 또 현장의 실상과 맞지 않는다면 빨리 고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에게 형소법 개정안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라는 야당의 요구를 두고는 "정부에 속한 장관이 거부권 행사를 권유한 적이 있느냐"며 "할 수도 없는 일이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법무부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할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그는 "법무부가 정부에 합의된 안을 법안 심사 과정에서 제시했었고 그런 것들이 많이 반영됐는데 법무부가 권한쟁의 심판을 제출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사의도 재확인했다. 그는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지금 건강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며 "굉장히 심각한 수면 장애가 있고 너무 악화됐기 때문에 장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상당히 부담이 있어 사의 표명을 했던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 장관에 이어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사의를 표명해 법무·검찰 수장이 공백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장관은 "이날 아침 법무부에 와 있는 검사들에게 이럴 때일 수록 동요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줬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며 "구 대행의 사의 표시는 안타깝긴 하지만 일선의 검사들이 흔들림 없이 맡겨진 일을 다해주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여러 가지 고민 끝에 표결에 참여해서 제 의견을 구체적으로 내는 것보다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판단 아래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 이상 할 것도, 의지도 없다'고 말한 배경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제가 할 일이 별로 남아 있는 것 같지 않다"며 "그런 취지에서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법무관 전역자 19명(제12회 변호사시험 합격)을 검사로 임용하고 임관식을 진행했다.
정 장관은 신임 검사들에게 "형사사법제도는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지만 적법 절차의 보장과 인권 보호,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검사의 본질적인 역할은 앞으로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권 보호라는 검사 제도의 본질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 범죄가 존재하는 한 범죄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범죄자를 기소하고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하는 검사의 역할은 반드시 필요할 수밖에 없다"며 "어려운 시기지만 각자 주어진 자리에서 소명을 충실히 이행한다면 국민을 행복하게 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훌륭한 검사로 성장할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검사 인력 충원이 시급한 점을 고려해 신임 검사 배치 시기를 예년보다 약 1개월 앞당겼다. 신임 검사들은 법무연수원에서 약 2개월간 실무교육을 마치고 오는 10월께 일선 검찰청에 배치돼 본격적인 검사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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