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박순규 기자] 수면 위를 가르는 모터보트의 굉음 속에서도 승패를 가르는 숨은 변수가 있다. 바로 기온과 바람, 습도 등 시시각각 변하는 여름철 기상 조건이다. 경정은 선수의 기량과 모터 성능뿐만 아니라 당일 수면 환경과의 조화가 경기 결과를 좌우하는 스포츠인 만큼, 날씨를 읽는 안목이 경주 관전의 새로운 재미로 떠오르고 있다.
여름철 고온 다습한 날씨는 경정 모터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수냉식 엔진을 사용하는 경정 모터는 기온이 올라갈수록 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 선수들은 공식 훈련 기간 메인니들을 조절해 연료 공급량을 최적화하고 자신에게 맞는 세팅을 찾는다. 경륜경정총괄본부 역시 계절별 냉각 시스템 조정을 통해 모터의 안정적인 출력을 지원하고 있다.
바람과 수면 상태 또한 변수다. 풍향과 풍속에 따라 스타트 후 직선 주행 및 1턴 마크 진입 시 보트의 복원력과 반동이 달라진다. 선수들은 소개항주를 통해 기상 조건과 수면 상태에 따른 모터 반응을 최종 점검한다. 따라서 소개항주 기록은 단순한 모터의 속도 지표를 넘어 당일 기상 여건에 얼마나 적응했는지를 보여주는 종합 지표 역할을 한다.
우천 시에는 시야 확보 악화와 함께 수면 변동이 커지므로 단순 스타트 싸움보다는 1턴 마크에서의 안정적인 선회와 턴 이후의 재가속력이 승부처가 된다. 강풍이 불 때는 직선 주행 시 보트의 흔들림을 제어하는 선수의 경기 운영 능력이 관전 포인트다.
KBOAT 경정 홈페이지에서는 기온, 풍향, 풍속, 습도, 수온, 수위 등 경기 당시의 상세 기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서범 경정코리아 경주분석위원은 "날씨가 승패를 결정하는 절대적 요소는 아니지만, 선수의 기량과 모터 성능, 수면 환경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작용한다"며 "기상 변수를 함께 고려하며 경기를 관람하면 선수들의 정교한 판단과 경기 운영 과정을 더욱 입체적이고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