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예람 사건' 한 달 늑장 보고…전 공군 성평등센터장 무죄 확정


기소 약 5년 만에 직무유기 무죄 확정
"즉시보고, 피해자 지원 핵심 업무 아냐"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의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도 한 달간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 중사의 영결식과 발인이 지난 2024년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국군수도병원 영결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의 피해 사실을 접수하고도 한 달간 상급기관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직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장 이 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씨는 성폭력 사건 수시보고 지침과 달리 이 중사 사건을 접수한 뒤 한 달이 지나 월간 정기보고에서만 보고한 혐의로 2021년 불구속기소 됐다.

국방부는 2020년 1월 성폭력 사건 발생 시 피해자 인적사항과 사건 개요 등을 담은 수시보고를 하도록 지침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씨는 피해자 인적정보와 피해 내용이 담긴 보고가 오히려 2차 가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실무자들에게 수시보고를 하지 말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2021년 3월5일 접수된 이 중사 사건은 즉시 보고되지 않고, 같은 해 4월6일 월간 정기보고에 포함돼 국방부에 보고됐다.

이 중사는 2021년 3월 같은 부대 선임인 장 모 중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군검찰 수사가 진행되던 같은 해 5월 제20전투비행단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씨는 이 중사 사망 이후인 2021년 6월 국회에서 "관련 지침을 숙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고, 유족은 사건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며 직무유기 혐의로 군검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직무유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국방부 양성평등정책과가 하달한 성폭력 사건 상세(수시) 보고 지침은 법령상 근거가 없어 직무유기죄의 기초가 되는 직무집행 의무의 근거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부 보고 의무는 피해자 지원을 위해 즉시 처리해야 할 핵심 직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공군본부 양성평등센터가 성폭력 사건 정기보고를 마친 이상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항소심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고, 대법원 역시 군 검찰의 상고를 기각했다.

기소 당시 군무원이었던 이 씨는 군사법원 1심 재판 도중 군과의 계약이 종료돼 민간인 신분으로 전환됐으며, 2022년부터는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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