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판티노 FIFA 회장의 무리수…'월드컵 민간 투자' 백지화


유럽축구연맹, 월드컵 상업화 우려 보이콧
트럼프 일가 투자자 참여에 FIFA도 선긋기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시상식에서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메달을 보며 대화하고 있다. /이스트 러더퍼드=AP·뉴시스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월드컵 운영 자회사를 세워 민간 투자를 유치하려던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 프로젝트가 축구계의 거센 반발로 백지화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3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모든 의견을 주의 깊게 들은 결과, 이 프로젝트가 지지 수준과 무관하게 애초에 설정된 목표에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 성격의 분열을 만든 점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FIFA는 최근 신설 자회사인 FFE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외부 투자자들이 이에 대한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구상했다. FFE는 월드컵 대회 운영과 중계권, 스폰서십 판매, 입장권, 호스피탈리티 사업 등을 전담한다. 다만 이 프로젝트가 최종 승인되려면 FIFA 211개 회원국 투표에서 과반인 106표 이상의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FIFA는 FFE의 전체 지분 가치를 200억 달러로 평가하고, 투자자들에게 지분 약 20%를 매각해 42억 달러를 조달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연루됐다. 그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설립한 사모펀드 '스라이브 이터널'이 핵심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인판티노 회장은 프로젝트로 발생한 순이익을 세계 축구 발전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축구계는 월드컵이 지나치게 상업화로 흐흘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유럽축구연맹(UEFA)과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등의 회원국들이 공식 성명에 나서며 이를 반대한 것이다.

특히 UEFA는 남녀 월드컵을 포함한 모든 FIFA 대회 보이콧을 선언했다. 월드컵의 중심이자 역대 우승국인 잉글랜드,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에서 보이콧할 경우 월드컵이 지닌 본연의 가치와 위상은 급격히 추락할 수밖에 없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인판티노 회장이 'FIFA 평화상'을 신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여한 점도 여론을 악화시켰다. 월드컵 기간에는 미국 대표팀 선수 폴라린 발로건이 32강전에서 퇴장당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회장에 전화를 걸어 징계를 유예시켰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인판티노 회장이 한발 물러서면서 프로젝트는 무산됐지만, FIFA 내부에서는 그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의 차기 FIFA 회장 입지도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음 FIFA 회장 선거의 후보 등록 시한은 오는 11월18일까지다.

인판티노 회장은 2019년 파리와 2023년 르완다 키갈리에서 무투표로 재선됐다. FIFA 정관에 따라 인판티노는 4년 더 추가 임기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FIFA 경영진 일부는 그에게 등을 돌렸다. 케빈 라무르 FIFA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논란을 일으킨 프로젝트는 FIFA가 아닌 인판티노 회장 개인의 프로젝트"라며 선을 그었다.

뉴욕포스트는 "(차기 FIFA 회장 선거에서) 나세르 알켈라이피 파리 생제르맹(PSG) 회장이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며 "현재 최소 20개국에서 인판티노 회장에 대한 지지 철회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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