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사이 사라진 100만원 택배…찾기도 배상도 어렵다


'문 앞 배송' 일상화에 커지는 도난·분실 우려
"배송 완료라는데 택배는 없어", 소비자들 불안

여름 휴가철을 맞아 장기간 집을 비우면서 현관 앞에 방치된 택배가 도난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 앞 배송 등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되면서 분실된 택배의 책임 공방도 뜨겁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다빈 기자] 여름 휴가철을 맞아 오랫동안 집을 비우면서 현관 앞에 방치된 택배가 도난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 앞 배송' 등 비대면 방식이 일상화되면서 분실된 택배의 책임 공방도 뜨겁다.

1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용인시에 사는 A 씨는 최근 일주일간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A 씨는 여행 전 100만원 상당의 목걸이와 팔찌를 주문했으나 판매사와 택배사 측에 물품 발송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빈집인지 알려지면 도난이나 분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택배사는 이미 현관 앞에 물품을 배송한 상태였다. 여행을 떠난 지 하루 만에 배송 완료 문자를 받은 A 씨는 부랴부랴 택배기사에게 연락해 회수 요청을 했다. 돌아온 대답은 물품이 없다는 것이었다.

A 씨는 "1만~2만원도 아니고 100만원이 넘는 가격의 제품이었는데, 여행 중 택배가 올 줄은 몰랐다"며 "관리사무소에 문의하니 문 앞에 폐쇄회로(CC)TV가 없어 계단으로 이동해 택배를 가져갔다면 찾을 수가 없다고 한다. 어디에 도움을 청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B 씨도 이틀간 집을 비운 새 현관 앞에 배송된 택배 3개를 모두 잃어버렸다. 택배기사와 CCTV를 통해 배송이 이뤄진 것은 확인했지만, 끝내 물건은 찾을 수 없었다. B 씨는 "택배사에도 문의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했지만 이제 남은 건 물건을 찾길 바라는 기도뿐이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문 앞 배송 등 비대면 배송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택배 분실이나 도난 위험이 더 커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택배 분실 사고는 소비자와 택배사 간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새롬 기자

최근에는 '문 앞 배송' 등 비대면 배송 방식이 보편화하면서 택배 분실이나 도난 위험이 더 커졌다는 의견이 나온다. 택배 분실 사고는 소비자와 택배사 간 책임 공방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5일 동안 집을 비웠다가 돌아왔는데, 택배 하나가 사라졌다. 택배사에 연락하니 배송했다고 하는데 수령자 과실로 받아들여야 하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또 "요즘은 택배를 문 앞에 두고 가는데 3개 중 1개가 사라졌다. 그냥 잃어버린 셈 쳐야 하는 거냐", "비어 있는 집 문 앞으로 택배를 두고 갔다는 문자를 받았는데, 택배가 안 보인다. 분실된 것 같아 경찰에 신고했다. 사전 연락이 없었는데 나 몰라라 하면 끝나는 거냐" 등 글도 이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 '택배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고객 동의나 요청 없이 임의로 문 앞에 두고 가거나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배송할 수 없다. 대리인이 택배를 대신 수령하는 경우에도 고객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물품이 분실된 경우에는 택배사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단, 배송 완료 시점부터 14일 이내에 분실 사실을 택배사 측에 통지해야 한다.

반면 고객이 문 앞 보관 등 비대면 배송을 명시적으로 요청했거나 사전에 합의된 장소에 배송했다면 인도가 완료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택배사에 분실 책임을 묻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회 택배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기사는 고객 동의나 요청 없이 임의로 문 앞에 두고 가거나 지정된 장소가 아닌 다른 곳에 배송할 수 없다. 대리인에게 택배를 대신 수령하는 경우에도 고객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해 물품이 분실된 경우에는 택배사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서예원 기자

이에 택배사는 오배송 및 분실 방지, 책임 소재 확인을 위해 배송 완료 후 사진을 촬영해 고객에게 전송하도록 하고 있다. 택배기사 이규랑(38) 씨는 "택배가 문 앞에서 분실됐다면 배송 완료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당시 사진을 찍어 보낸다"며 "그렇지 않으면 택배기사가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해 종종 전화가 올 떄면 깜짝 놀란다. 배송한 기억이 있는데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없을 때 억울하다"며 "안전하게 배송하려면 물품을 직접 인도하는 게 깔끔하지만, 하루 평균 300개의 택배를 배송해야 하고 수입과도 연결돼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 택배사 관계자는 "택배기사가 임의로 문 앞에 배송한 뒤 분실되면 택배사 책임이 되지만, 정상 배송한 후 소실된 것은 도난으로 보기 때문에 택배사보단 경찰 등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고객이 부재중일 때는 전화나 문자로 배송 장소를 협의하거나 배송하지 않고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고객에게 배송 완료 사진을 전송하고 있다"며 "택배는 빠르게 배송하는 게 중요하다 보니 배송 편의성과 향후 분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명확한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한 취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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