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대한노인회 대덕구지회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대한노인회 중앙회가 당선인의 선거 당일 어깨띠 착용에 대해 "선거운동 방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음에도 재심 절차가 마무리되지 못한 채 법적 분쟁으로 번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4월 30일 실시된 대한노인회 대덕구지회장 선거에서 A 후보는 37표를 얻어 B 후보와 단 2표 차이로 당선됐다.
그러나 선거 직후 일부 후보들은 A 후보가 선거 당일 기호와 이름이 적힌 어깨띠를 착용한 채 선거운동을 했다며 이의를 제기했고, 대덕구지회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지난 5월 6일 회의를 열어 '당선무효'를 결정했다.
이에 A 당선인은 같은 달 12일 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에 '재심'을 청구했다.
쟁점이 된 어깨띠 착용 여부와 관련해 대한노인회 중앙회는 지난 5월 20일 공식 회신을 통해 "각급회장 선출 및 선거관리규정 제21조는 선거 당일 입후보자는 악수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악수 외에 배제해야 할 복장이나 부착물 등에 관한 규정은 별도로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중앙회는 "어깨띠 착용 행위만으로 선거운동 방법 위반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중앙회의 경우도 후보자 본인이 선거 당일 기호와 성명이 적힌 어깨띠를 착용했다"고 회신했다.
이는 단순한 규정 해석을 넘어 중앙회장 선거에서도 동일한 사례가 있었음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이다. 하지만 중앙회의 유권해석 이후에도 재심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대한노인회 대전광역시연합회는 중앙회의 회신을 참고자료로 선관위에 전달했지만, 재심은 별도의 심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중앙회 질의는 연합회장 명의로 일반적인 사항을 문의한 것이고, 선관위가 직접 질의한 것은 아니다"라며 "회신 내용은 선관위에 참고자료로 제공됐고, 최종 판단은 선관위원들이 선거 당시 상황과 제출된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관위는 6월 12일과 25일, 7월 21일 세 차례 회의를 열어 심의를 진행했지만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며 "성급하게 결정을 내렸다가 법원 판단과 엇갈릴 경우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결정을 계속 미루면 지회 운영 공백이 장기화되는 만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연합회 선관위의 결정이 지연되는 사이에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번졌다.
낙선한 후보자들은 법원에 당선인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이에 따라 A 당선인은 현재 직무가 정지된 상태이며, 대덕구지회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A 당선인 측은 "중앙회가 이미 '어깨띠 착용만으로는 선거운동 방법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음에도 연합회가 재심 결론을 내리지 않아 불필요한 법적 분쟁이 장기화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연합회는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와 추가 제출된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심의하고 있으며, 향후 선관위를 다시 열어 재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회의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관위의 결정이 늦어지며, 회장 공백이 장기화에 대한 회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 대덕구지회 관계자는 "노인복지 사업 자체에는 큰 차질이 없지만, 회장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회원들의 박탈감은 커지고 있다"며 "다른 지회와 달리 각종 회의와 행사에서 대덕구지회를 대표할 회장이 없다 보니 회원들 사이에서도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이런 갈등이 길어질수록 피해는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대전시연합회 선관위가 중앙회의 의견을 학인하고 3번씩이나 재심을 열고도 결정을 못내린 이유를 모르겠다.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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