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국립현대미술관=오승혁 기자] "축구협회장 선거인단 개편안은 체육회 기준에 프로, 실업, 대학, 승강제 리그 등을 추가해 조정하는 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이 경우 권고하게 될 규모는 1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개편안의 근거 조항이 되는 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개정안을 논의하고 8월까지 개정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제도 개편을 논의한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가 2시간 30분가량 이어진 뒤 마침내 그 내용이 발표됐다. 27일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대회의실을 찾아 K-축구 혁신위원회 4차 회의를 취재했다. 회의는 오전 10시부터 비공개로 진행됐다. 당초 오전 11시 30분께 브리핑이 예정됐지만 회의가 길어지면서 브리핑은 낮 12시 30분께 이뤄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회 공동위원장이 굳게 닫혀있던 회의실 문을 열고 등장하자 모든 취재진의 이목이 그에게 집중됐다. 150분 동안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 박 위원장이 정리해 브리핑했다.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진 안건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제도 개편으로 모아졌다. 혁신위는 회장 선거인단 규모를 1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시·도 축구협회와 전국연맹 임원, 지도자, 선수, 심판 등 제한된 인원으로 선거인단을 구성했다. 지난해 선거인단 규모는 200명 수준이었다.
박 공동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회장 선거인단은 대한체육회 개편안을 기반으로 대한축구협회 선거인단 개정안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며 "체육회 기준에서 프로, 실업, 대학, 승강제 등을 고려해 조정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경우 권고하게 될 선거인단 규모는 1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개편안의 근거 조항이 되는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개정안을 논의하고 8월까지 개정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직선제 도입의 걸림돌로 거론됐던 회장 선출 기한 문제도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한체육회는 23일 회원종목단체 규정 제21조 ‘회장의 직무대행’ 조항을 개정해 회장 선출 기한을 현행 60일에서 60일 단위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체육회 이사회 의결을 거쳐 최대 6개월까지 선출 기한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에는 회장 궐위 시 60일 이내 신임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선거인단 대폭 확대나 직선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관련 규정 개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개편 논의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선거인단을 1만 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선거 방식, 전자투표 도입 여부, 예산 문제, 선거인단 포함 범위 등이 대표적이다.
박 공동위원장은 전자투표 도입 가능성에 대해 "여러 방안 도입을 생각하고 있다"며 "예산적 문제도 있고, 합리적으로 어떤 방안이 좋을지 더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을 선거인단에 포함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어디까지 포함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날 혁신위는 유소년 선수 육성 방안도 논의했다. 박 공동위원장은 "선수 성장 중심의 철학을 기반으로 선수 등록 패러다임과 대학리그 시스템을 혁신하고, 우수 지도자와 시설 인프라를 확충하며 국제대회 참가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운영과 관련해서는 전력강화위원회의 독립성과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의 합리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됐다. 박 공동위원장은 "오늘은 협회가 관련 규정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자리였다"며 "다음 회의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지만, 길어진 회의 시간과 회의장 밖으로 간간이 전해진 높아진 목소리는 축구협회장 선거 제도 개편을 둘러싼 논의가 쉽지 않음을 보여줬다. 혁신위가 내놓은 ‘1만 명 이상 선거인단’ 구상이 실제 제도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축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