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가 맞벌이·한부모 가정 등의 방학 중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처음 선보인 '서울아이 든든한끼' 사업이 시행 초반 예상보다 낮은 신청률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사업 첫 회차가 각 학교의 방학 일정과 정확히 맞물리지 않은 데다 가족여행 등 여름휴가 수요까지 겹친 영향으로, 본격적인 여름방학 기간에 접어드는 3~5회차에는 이용자가 늘어날지 주목된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아이 든든한끼' 1회차는 지난 20일부터 서울지역 226개 센터에서 운영에 들어갔다. 1회차 모집 정원은 총 2009명이지만 신청자는 402명으로, 정원의 20% 수준에 그쳤다.
2회차 역시 정원 2009명 가운데 700명이 신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1회차와 비교하면 신청 규모가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정원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자치구별로도 신청률 편차가 컸다. 종로구는 1회차 정원 26명 가운데 7명이 신청했고, 성동구는 정원 60명 중 3명에 그쳤다. 반면 강동구는 정원 132명에 약 38명, 도봉구는 175명 정원에 약 28명이 신청해 상대적으로 높은 신청률을 보였다.
다만 자치구별 신청자 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자치구마다 서울아이 든든한끼를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터와 키움센터 수가 다르고, 모집 정원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또 노원구의 경우 1~5회차를 일괄 신청받는 방식으로 운영해 다른 자치구와 신청 규모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아이 든든한끼는 지역아동센터 187곳과 융합·거점형 키움센터 39곳 등 총 226곳에서 운영된다. 자치구별 운영기관 수는 은평구와 구로구가 각각 22곳으로 가장 많고 도봉·양천구가 각각 19곳, 마포구 17곳, 중랑·강동구가 각각 16곳 등이다. 반면 강남구는 키움센터 1곳에서만 사업이 운영되며 중구·용산구는 각각 2곳, 서대문구는 3곳에 그친다.
서울시는 초기 신청률이 낮은 가장 큰 이유로 사업 운영 회차와 각 학교의 방학 일정이 정확히 맞물리지 않은 점을 꼽고 있다. 1회차가 시작된 지난 20일을 전후해 아직 방학에 들어가지 않은 학교가 있었던 만큼, 실제 방학 중 점심과 돌봄이 필요한 가정의 신청이 제한적이었다는 설명이다.
2회차 신청 역시 가족여행 등 여름휴가 기간과 겹치면서 예상보다 신청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다만 1회차에서 2회차로 넘어오면서 신청자가 증가한 만큼 본격적인 여름방학과 맞물리는 3~5회차에는 신청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1·2회차는 방학 일정과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신청자가 적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되는 3~5회차에는 신청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울아이 든든한끼'는 방학 중 점심 제공이 필요한 6~12세 아동 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지역아동센터와 우리동네키움센터에서 점심과 돌봄을 함께 제공하는 사업이다. 맞벌이·한부모 가정 등 방학 중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아동을 우선 선발하고, 남은 정원은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이용료는 평일 5일 기준 1회차당 1만원이다. 방학 일정에 따라 운영일수가 5일에 미치지 못하는 회차는 하루 2000원씩 이용료를 일할 계산한다.
단순히 점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가 구성한 표준 식단에 따라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고, 주 2회 제철 과일도 지원한다. 식사 전후에는 센터별로 위생교육과 신체놀이, 독서,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통합 돌봄'을 제공한다. 센터별 운영 시간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사이에 점심을 제공한다. 기존 센터 이용 아동과 함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 기관별 세부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서대문구에 있는 구립가재울 지역아동센터를 찾아 '서울아이 든든한끼' 운영 현장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방학 중 아이들의 식사와 돌봄이 이뤄지는 현장을 살펴보고 점심 배식에 참여하는 한편, 사업에 참여하는 아동과 현장 종사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이날 현장에는 'G3 서울 기획위원회' 동행성장 분과 위원들도 함께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는 탄생·육아부터 학령기 이후 돌봄까지 부모님들의 다양한 고충과 어려움에 세심히 귀 기울이며 보다 촘촘하고 강력한 돌봄정책을 선제적으로 도입·시행하고 있다"며 "방학 중 건강한 식사와 안전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이 단 한 명도 소외되지 않도록 '서울아이 든든한끼'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아이들은 행복하고 부모님은 안심할 수 있는 서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업은 서울시가 올해 여름방학을 대상으로 처음 도입한 사업이다. 서울시는 사업 종료 후 이용 현황과 현장 의견 등을 분석해 내년부터 사업을 적극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사업에서 나타난 방학 일정과 운영 회차 간 불일치, 자치구별 신청률 편차 등은 향후 개선 과제로 꼽힌다. 실제 방학 돌봄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에 맞춰 회차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거나 자치구별 방학 일정과 지역별 수요를 반영해 정원과 운영 기간을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는 첫 시작하는 사업인 만큼 운영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장 의견과 이용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며 "본격적인 방학 기간에 접어들면서 3~5회차 신청 수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