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문정 기자] 카카오 노사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일부 계열사는 교섭이 타결됐지만, 카카오 본사는 교섭 일정 확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노조마저 파업을 예고하면서, 계열사별 갈등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22일 IT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노조는 오는 31일 전일 연차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이하 카카오노조)는 전날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뱅크 본사 게이트 앞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한 피켓 시위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성과급과 연봉 인상률 등의 안건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다. 사내 교섭이 결렬되자, 지난 20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지노위 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 노조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5%의 찬성률로 파업안이 가결돼 쟁의권을 확보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지난 21일 피켓 시위 현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7월 31일 전일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일 파업은 지난달 29일 카카오 본사를 비롯한 5개 법인이 택한 파업 방식인 '로그 오프 데이'와 유사한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로그 오프 데이란 사내 시스템이나 메신저에 접속하지 않는 형태의 파업으로, 별도의 집회나 단체 행동 등은 없을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파업 가능 법인에 합류하면서, 올해 상반기부터 이어져 온 카카오 그룹의 노사 갈등 역시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노사 갈등이 장기화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임금·단체교섭(임단협)이 타결된 법인과 여전히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법인이 남아 있어 희비가 극명히 엇갈리는 모양새다.
갈등이 봉합되고 있는 법인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페이 등 2곳이다. 고용안정과 중장기적인 사업 운영 계획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던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 21일 교섭을 마무리하고, 조인식을 가졌다. 보상 체계를 둘러싸고 갈등을 이어온 카카오페이 노사는 현재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오는 23일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다만, 노조는 전체 계열사 교섭이 마무리될 때까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서 지회장은 피켓 시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인별 교섭 상황과 임금 인상률이 모두 다르다"며 "합의 내용이 다른 법인 교섭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외부에 공개될 경우 어느 법인에서 합의된 내용인지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전체 교섭 상황이 정리된 뒤 공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계열사 중 디케이테크인과 엑스엘게임즈의 교섭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경영난을 겪은 양사는 모두 고용안정 등을 주요 안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본사 노조는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노조 측은 사측이 예정됐던 교섭을 잇달아 취소하면서 대화가 중단된 상태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서 지회장은 "지난주와 이번 주 예정됐던 교섭이 모두 회사 측 요청으로 취소됐다"며 "원래 전날이 교섭일이었지만 취소됐고 이후 일정도 잡혀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제시한 요구안은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고, 지난 파업 이후에는 쟁점을 좁혀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교섭 일정이 갑자기 취소됐다"며 "교섭이 취소된 이유를 회사 측에 확인하고 있으며, 교섭 재개를 요청하는 공문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문에는 답변 시한 등이 담겼다.
다만, 카카오 측은 이같은 노조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교섭 과정에서 일정을 연기했을 뿐, 대화 의지를 갖고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노조와의 대화와 교섭을 지속적으로 이어오고 있다"며 "일정상 연기된 교섭은 일정 조율 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본사의 교섭 태도에 따라 추가 파업 등 단체 행동에 나설 예정이다.
서 지회장은 "교섭 재개 요청에 대한 회사의 반응을 지켜본 뒤 향후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가 교섭에 나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인다면 추가 단체행동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카카오뱅크 노조가 파업 행렬에 가담하면서, 오히려 전체 참여 조합원 숫자는 늘었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카카오 노조 추산 본사 노조원은 약 3000명, 카카오뱅크 소속 노조원은 약 1000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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