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들 안창호 항의방문…'윤석열 방어권 보장 폐기' 갈등 격화


"다음 달 10일 안건 상정" 요구에 "24일 상정 여부 논의

이숙진·오영근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상임위원과 소라미·조숙현·오완호·김민문정 인권위 비상임위원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사무실에 방문해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 안건을 조속히 상정하라고 항의했다. /김태연 기자

[더팩트ㅣ김태연 기자]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 안건 상정이 불발된 가운데 인권위원 6명이 안창호 인권위원장을 항의 방문했다. 인권위원들은 오는 8월10일 전원위원회(전원위)를 개최해 안건을 상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반면, 안 위원장은 오는 8월24일 전원위에서 안건 상정 여부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갈등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숙진·오영근 상임위원과 소라미·조숙현·오완호·김민문정 비상임위원은 20일 오전 안 위원장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안 위원장이 지난 16일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 폐기 안건을 상정하지 않고 임시 전원위 개최 요청도 거부한 것에 대해 항의한다"며 "오는 8월10일 정기 전원위를 개최해 인권위원 5인이 제출한 윤 전 대통령 방어권 폐기 및 대국민사과 의결의 건을 상정하고 심의 및 의결 절차를 진행할 것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항의 방문 이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인권위 운영규칙에 따르면 인권위원 3인 이상이 제출한 의안은 자동으로 전원위에 상정돼야 했으나 안 위원장은 독단적으로 안건의 적격성 여부를 심사해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며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의안의 상정을 미룬 것은 안 위원장의 편파적이고 위법한 인권위 운영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 취임 후 1년10개월 간 인권위원 3인 이상이 전원위에 제출한 안건은 모두 9건"이라며 "이 가운데 7건은 즉시 상정됐고 현재까지 상정되지 않은 2건은 '퀴어축제 참가의 건'과 '윤 전 대통령 방어권 의결 폐기 및 대국민 사과의 건'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분명히 말하지만 지난해 2월 의결된 윤 전 대통령 방어권 권고안은 유무죄를 판단한 것이 아니라 법을 잘 지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라고 한 것"이라며 "긴급한 사안인 것은 알지만 이미 결론이 내려진 권고안을 폐기하는 것이 가능한지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번 안건 상정을 하지 않은 것을 두고 위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규정과 관행에도 맞지 않는다"며 "해당 안건은 오는 8월24일 정기 전원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인권위 내부망에는 안 위원장을 규탄하는 내용의 글도 게시됐다. 글을 올린 인권위 직원은 "다음 회의 때 윤 전 대통령 방어권 폐기 안건을 상정한다고 해놓고 다음 전원위를 한달 뒤로 잡아버리는 건가"라며 "임시 전원위도 소집하지 않은 것은 어떻게 된 일인지 직원들에게 설명을 바란다"고 요구했다. 다른 직원도 "인권위원들이 요청한 임시 전원위 개최에 대한 응답이 이것인가"라며 "직권남용, 직무유기 아닌가"라고 했다.

앞서 이 위원 등은 지난 10일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폐기 안건을 공동 발의했다. 안건에는 지난해 2월 의결된 윤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권고를 폐기하고 해당 권고를 가결한 인권위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안 위원장은 지난 13일 제13차 전원위 개최를 20여분 남기고 해당 안건을 결재했으나 안건 상정은 결국 불발됐다. 안 위원장은 당시 "윤 전 대통령 등의 재판과 수사 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지키라고 한 것이 문제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해당 안건은 사안의 중대성과 적법성 등을 고려해 오늘은 상정하지 않고 다음에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이 위원 등은 안 위원장에 지난 14일 임시 전원위를 소집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안 위원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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