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권창영 특별검사팀(종합특검)이 채수근 상병 순직 3주기를 맞아 의혹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이 사건 첫 피의자 신병 확보에 실패하고 수사기간 연장 여부도 남아있어 향후 수사 동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채상병 순직 3주기인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됐다.
고 채 상병은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로 발생한 실종자 수색 작전 중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다. 당시 해병대원들은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수중 수색 작전에 투입됐다.
이후 해병대 수사단의 사건 이첩과 국방부의 수사기록 회수 등을 둘러싸고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수사 외압 의혹이 제기됐고, 이른바 'VIP 격노설'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종합특검은 경북경찰청이 국방부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봐주기 수사'와 대통령실·국방부·임 전 사단장 측으로의 수사 정보 유출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 사건은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이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가 종합특검 출범 이후 다시 넘겨받았다.
이 전 비서관은 이 과정에서 경북경찰청의 해병대 사령부 압수수색 관련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종합특검은 이 전 비서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원하는 방향으로 채상병 사건 수사가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수사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종합특검 측은 "혐의 입증을 위한 모든 증거가 넉넉하고,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도주 우려를 모두 충족하고 재범 우려 및 참고인 위해 우려까지 모든 요건이 갖춰졌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결과를 달랐다.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에 법리적으로 다퉈 볼 여지가 있고, 수사 경과와 혐의사실에 대한 피의자의 태도, 다른 형사재판 출석 상황 등에 비춰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보고·지시 체계를 규명하기 위한 수사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채상병 순직 당시 해병대 사령관이었던 김계환 전 사령관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김 전 사령관은 수사기록 회수와 경찰 이첩 보류 과정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그는 지난해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 조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VIP 격노설'을 인정한 바 있다.
해병대 수사단 수사 외압 의혹 조사도 진행 중이다. 종합특검은 지난 5월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을 허위공문서작성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둘러싼 '구명 로비' 의혹도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종합특검은 지난달 김건희 여사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며 임 전 사단장이 피의자에서 제외되는 과정에 김 여사 측이 관여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23년 "내가 VIP에게 얘기하겠다. 원래 별 3개 달아주려고 했던 것"이라는 취지의 통화 녹취가 공개되며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다.
이날 채상병 순직 3주기를 맞았지만 당시 수사 외압과 대통령실 개입 의혹은 여전히 규명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종합특검은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비롯해 수사 외압과 허위공문서 작성, 구명 로비 의혹을 하나의 흐름으로 들여다보며 당시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보고·지시 라인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관련자 진술과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당시 '윗선 개입' 의혹을 입증하고, 구명 로비의 대가성 여부를 규명할 수 있을지가 남은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은 오는 24일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23일까지 연장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오는 20일 강행 통과시킬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으로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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