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비상구는 여기"…편의점도 뛰어든 냉동실 '빙과 전쟁'


편의점 4사, 차별화 PB로 활로 모색
이종 산업 콜라보에 향수 자극하는 캐릭터도
유소년 인구 감소에 성인 소비층 겨냥 마케팅

여름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가 더위를 식혀줄 자사 아이스크림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이종 산업 콜라보는 물론,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본뜬 다양한 제품을 내고 있다. /GS25·CU

[더팩트 | 손원태 기자] 한낮 최고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등 여름철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폭염 속에 게릴라성 폭우까지 빈번하게 발생하며 고온다습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가 피서지를 자처하며 차별화된 PB(자체브랜드) 아이스크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는 최근 자체 아이스크림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이종 산업과 협업부터 유명 디저트 프랜차이즈와의 동맹, 인기 아이돌이나 애니메이션 IP(지식재산권) 활용은 물론, 일본 유제품 업체와 직소싱까지 성사하는 등 국경을 넘나드는 차별화된 전략으로 빙과 전쟁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두각을 보인 곳은 GS25다. GS25는 7월 초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샌드형 아이스크림 '현차는 빵빵'을 선보였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지난 2022년 4월 만우절에 공식 SNS를 통해 이 아이디어를 재미로 제안했는데, 4년여 시간이 흐른 현재 GS25와 실제 제품화로 성사시켰다.

현차는 빵빵은 카스텔라 사이에 크림치즈 아이스크림을 채운 제품이다. 패키지에는 현대자동차 대표 차량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그랜저, 싼타페, 넥쏘, 아이오닉 등 인기 모델을 모티브로 한 띠부씰(떼고 붙이는 스티커) 20종 중 1종을 무작위로 동봉했다. 차량에 친숙한 성인층 소비자를 핵심 타깃으로 겨냥한 결과다.

나아가 GS25는 K-팝 아이돌인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연준, 요거트 프랜차이즈 '요아정', 디저트 제조사 '로로멜로'와 공동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이들이 협업한 '사워레몬요거트'는 컵과 바 형태 2종으로 출시됐다. 새콤한 레몬 요거트 크림을 베이스로 사과 맛 젤리를 더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연준의 솔로 미니 2집 앨범 타이틀곡이 'Ice Cream(아이스크림)'인 만큼, 이번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신제품 패키지 전면에는 연준의 신곡 콘셉트를 고스란히 반영했으며, 미니 포토카드와 랜덤 스티커를 동봉해 성인 팬덤층을 정조준했다.

CU는 추억의 인기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 캐릭터를 활용한 '반반바'로 맞불을 놨다. 딸기 맛과 망고 맛 두 가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아이스크림을 반으로 나눠 먹는 '반반바 챌린지'도 함께 펼치고 있다.

CU는 또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와 손잡고 냉감 기능성 티셔츠 모양을 본뜬 아이스크림을 선보였고, 러닝족을 겨냥한 기능성 빙과류도 내놓았다. 최근에는 '프로즌 헬로키티 소르베'와 '프로즌 쿠로미 소르베' 등 캐릭터를 입힌 신제품도 출시했다. 성인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해 고객을 묶어두려는 '록인(Lock-in)' 전략으로 풀이된다.

세븐일레븐은 일본 유제품 업체 오하요유업과 손잡과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일본에서 2017년 출시된 후 메가 히트를 기록 중이다.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국경을 넘어 일본의 유명 유제품 업체인 '오하요유업'과 프리미엄 빙과 제품인 '오하요 브륄레 밀크'를 공개했다. 프랑스 전통 디저트 크림 브륄레를 아이스크림으로 구현한 것으로, 카라멜라이징 설탕 코팅을 깨뜨려 크림을 한층 살렸다. 이미 일본에선 지난 2017년 출시된 후 메가 히트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지 '아이스크림 그랑프리' 프리미엄 부문 1위도 달성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3년부터 일본 도쿄의 오하요유업 본사를 찾아 1년간 도입을 준비했다. 이듬해 '저지우유푸딩'을 국내로 들여온 데 이어 두 번째 협업을 기획했다. 특히 유제품 품질관리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고속 페리선과 냉장 리퍼 컨테이너를 도입했으며, 일본을 방문하는 국내 여행객 증가 트렌드를 빙과 마케팅에 접목했다.

이마트24는 국내외에서 유행하는 트렌드를 아이스크림으로 접목했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디저트 '양쯔깐루(자몽·망고·코코넛 조합)'에 착안해 아이스크림 신상품인 '자망요콘(자몽·망고·요거트콘)'을 선보였다. 자망요콘은 자몽과 망고의 조화 속에 국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요거트 맛을 추가했다.

아울러 레트로(복고) 트렌드에 발맞춰 '인절미콘'도 출시했다. 고소한 인절미를 콘 아이스크림으로 재해석했으며, 쫀득한 떡을 가득 넣어 씹는 맛을 극대화했다. 아이스크림 겉표면에는 초콜릿 시럽과 견과류 토핑을 추가해 전 연령층의 입맛을 잡겠다는 의지다.

이마트24는 중국과 한국에서 유행하는 트렌드에 착안해 이를 아이스크림으로 접목했다. 특히 한국에서 남녀노소 선호도가 높은 인절미를 활용해 빙과류로 재해석했다. /이마트24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2조184억원에서 2025년 1조4100억원으로, 10년 새 30.2% 감소했다. 이는 저출산 여파로 아이스크림 주 소비층인 유소년 인구가 급감한 데다, 장기간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그러나 올해는 8월이 되기 전부터 전국이 폭염에 휩싸였고 한낮 기온이 40도 안팎까지 치솟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오후 2시경에는 경북 경산의 기온이 39.9도까지 올랐다. 기습적인 폭우가 산발적으로 쏟아지며 고온다습한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아이스크림이 불쾌지수를 낮추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편의점 업계가 성인 고객층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마케팅에 화력을 쏟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빙과 시장은 맛을 넘어 재미와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면서 "제품 개발 단계부터 다양한 협업을 시도하고 있으며, 마케팅도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와 접점을 넓혀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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