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연회비 줄고 가맹점수수료 늘고…성영수표 법인영업 '결실'


법인회원 증가율 업계 최고…수익·건전성 제고
기업 고객 '락인효과' 기대…하반기 법인영업 속도

하나카드의 본업 수익기반이 연회비에서 가맹점수수료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성영수 사장(오른쪽 아래) 취임 이후 소비잔액이 큰 법인시장 공략에 무게를 실은 영향이다. /하나카드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하나카드의 본업 수익 기반이 연회비에서 가맹점수수료로 이동하고 있다. 성영수 사장 취임 이후 결제 규모가 큰 법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로 풀이된다. 하나카드는 올 하반기에도 법인회원 모집에 속도를 내며 건전성과 본업 경쟁력을 모두 잡는 내실 경영을 이어갈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하나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2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억원(23.6%) 감소했다. 이는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우리·하나·롯데·비씨카드) 중 감소 폭과 감소율 모두 가장 큰 수치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48억원)와 비씨카드(-6억원)의 연회비 수익도 줄었지만 하나카드만큼 급격하진 않았다.

반면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독보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1분기 가맹점수수료 수익은 18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억원 증가했다.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등 경쟁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뒷걸음질 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성장세마저 앞질렀다. 신한카드의 1분기 가맹점수수료 수익(1914억원) 증가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6억원으로, 하나카드가 28억원 더 많이 늘렸다. 수수료 수익 규모가 가장 큰 비씨카드와의 격차를 약 548억원 좁힌 것도 유의미한 성과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연회비 감소에 대해 "프리미엄 상품의 연회비 산출 방식이 일시적으로 변경된 영향"이라며 "내부 산출기준 변경인 만큼 구체적인 사안을 공개할 수 없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뿐 하반기 상승 흐름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하나카드의 이 같은 수익 구조 변화가 법인회원 유치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지난 3월 말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회원 수는 26만4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늘어났다. 증가 폭과 증가율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같은 법인시장 공략 행보는 성 사장 취임 이후 본격화했다. 성 사장은 지난해 1월 임기를 시작한 이후 기업금융 기반 결제 시장을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취임사에서는 카드시장이 재편하는 시기를 놓고 성장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후 하나카드는 법인 맞춤형 상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지난해 3월 기업별 맞춤 한도와 발급 편의성을 높인 '하나 더 기업카드'를 선보인 데 이어, 세무 지원과 차량 운행 관리 등 사업자 편의 서비스를 탑재한 '나이스 비즈 기업카드'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성 사장의 개인 역량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재직 시절 경기영업본부장, CIB그룹장, 기업그룹장, 외환사업단장 등을 역임한 그는 조직 내에서 기업금융과 현장 영업을 두루 경험한 대표적인 '영업통'으로 꼽힌다.

카드업계가 법인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확실한 '록인(Lock-in) 효과'와 높은 건전성 때문이다. 법인 고객은 개인 고객보다 결제 규모가 크고 이탈률이 낮다. 대형 가맹점 이용 비중이 높아 동일한 금액을 쓰더라도 카드사가 거두는 수수료 수익이 더 쏠쏠하다.

또한 경기 변동의 영향도 적다. 과거 카드사들은 회원 수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개인 회원 유치에 집중했으나, 리스크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법인카드는 주로 업무비나 경비로 사용돼 결제가 안정적이며,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이용이 제한되어 연체율 관리에도 훨씬 유리하다.

성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기업카드 중심의 일반 매출 확대와 영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으며, 법인 영업 드라이브를 예고한 바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하나카드가 법인과 여행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라며 "두 영역 모두 일상 영역 대비 폭발적인 소비가 이뤄지는 분야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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