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설상미 기자] 비상계엄 선포 명분을 만들고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항소심이 국가안보를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된다. 다만 증거조사는 내용에 따라 공개 여부를 개별 판단하기로 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이날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평양 무인기 작전을 수행한 혐의로 기소된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도 함께 재판받는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김 전 장관과 김 전 사령관은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피고인 측은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내용은 극히 일부이고, 비공개 재판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국가 안보가 현출되는 경우 극히 미비하다"라며 "징역 30년이 선고된 사건을 비밀재판으로 진행하면 국민에게 '짬짜미 재판'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이 재판부의 판단을 납득할 수 있도록 공개재판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도 "국가안보와 관련된 내용이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공개하지 못할 만큼 많지는 않다"며 "그게 만약 노출될 위험이 있다면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을 내용"이라고 했다.
김 전 사령관은 "특검 질문을 보면 군의 특수성을 전혀 모르는 상태이고, 그걸 마치 범죄 행위처럼 호도해서 질문하고 있다"라며 "국민들께서 판단해줬으면 하는 바램에서 2심 재판은 공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은 군사기밀이 다수 포함돼 있고 공판 과정에서 작전 수행과 군 내부 의사결정 등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밖에 없며 비공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재판부는 "사건의 성격상 국가안전보장을 위해 비공개 심리가 필요하다"며 "공개가 국가안보에 조금이라도 위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증거조사는 증인신문 내용 등을 고려해 기일마다 공개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을 종결하고 오는 29일 첫 정식 공판을 연다.
윤 전 대통령 등은 2024년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보내 북한의 군사적 공격을 도발했다는 혐의로 지난해 11월 기소됐다. 불법으로 보낸 무인기가 평양 인근에 추락하면서 군사기밀이 유출됐다는 혐의도 적용됐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여 전 사령관은 징역 15년, 김 전 사령관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1심은 국가기밀 노출 우려 등을 이유로 인정신문을 제외한 전 심리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