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초등생 살해' 명재완·대전시, 유족에 손해배상 확정


법원 "교사 직위 이용한 범행…직무와 밀접" 국가배상 책임 인정

지난해 2월 대전 초등생 살해사건 피해자인 고(故) 김하늘 양의 빈소가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정예준 기자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지난해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8) 양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된 교사 명재완과 대전시가 유족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확정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민사20단독 송현직 판사가 선고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판결에 대해 원고와 피고 모두 항소하지 않으면서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명재완과 대전시는 공동으로 김 양 부모에게 각각 1억 900만 원, 동생에게 1800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반면, 학교장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됐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법원이 명 씨의 범행을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교사의 직무와 밀접하게 관련된 행위로 판단해 대전시의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점이다.

유족은 명 씨뿐 아니라 학교를 설치·운영하는 대전시와 학교장에게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반면, 대전시는 명 씨의 범행은 개인적 범죄일 뿐 직무 수행과는 무관해 국가배상 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러나 법원은 명 씨가 근무시간 중 학교 시청각실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 학생에게 "책을 주겠다"고 말해 범행 장소로 유인한 점 등을 근거로 교사라는 직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범행이 공무원의 직무집행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만큼 초등학교를 설치·운영하는 대전시에도 국가배상법상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봤다.

다만 학교장에 대해서는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학교장이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보호·감독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고의에 가까운 방기나 현저한 주의의무 위반으로 볼 정도의 중과실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범행 이전 학교장이 명 씨와 면담하며 휴직을 권고하고, 전문기관에 대응 방안을 문의하거나 교육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위해 노력한 점도 함께 고려했다.

앞서 명 씨는 지난해 2월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을 마치고 귀가하던 김하늘 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2심에서 모두 사형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부당하지 않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하면서 명 씨의 무기징역이 지난 4월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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