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시아, 다른 목적지"…이마트·롯데마트, 홈플러스 사태 속 '동상이몽'


이마트-몽골, 롯데마트-베트남 현지 공략
대형마트 규제, 내수침체 여파 업황 부진
해외 사업은 호실적…실적 반등 돌파구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아시아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로 매장 운영을 중단하며 청산 수순에 돌입했으나,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국내보다 해외로 눈길을 돌린 모습이다. 사진은 이마트 몽골 매장과 롯데마트 베트남 매장 모습. /이마트·롯데마트

[더팩트 | 손원태 기자] 국내 대형마트 양강 주자인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K-푸드로 아시아를 향해 진격하고 있다. 최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 폐지로 매장 운영을 중단하며 청산 수순에 돌입했으나,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국내보다 해외로 눈길을 돌려 외연 확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마트는 몽골에, 롯데마트는 베트남에 공을 들이며 같은 아시아 내에서도 차별화된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몽골 울란바토르에 해외 매장 중 최대 규모인 노브랜드 1호점을 개장했다. 이곳은 253평(836㎡) 규모로 조성됐으며, 노브랜드 자체 브랜드(PB)와 몽골 현지 상품을 포함해 총 5000여개의 품목을 아우른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품의 약 70%를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는 만큼, 몽골에서 이들의 해외 판로를 넓혀 수출 플랫폼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16년 몽골 1호점을 낸 후, 현재까지 총 6개의 현지 매장을 구축했다.

몽골은 기후 특성상 동절기가 길어 한 곳에서 장보기와 외식, 문화생활을 한 번에 해결하는 '원스톱 쇼핑' 선호도가 높다. 이마트는 몽골 현지에서 K-컬처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점에 주목해 노브랜드 매장을 숍인숍 형태로 운영해 왔다.

노브랜드는 치즈와 비스킷 등 스낵류를 중심으로 현지 맞춤형 전략을 폈고, 그 결과 지난해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이마트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는 오는 2028년 노브랜드 전문 매장을 15곳으로 늘리며, 라오스와 태국 등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반면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몽골로 집중하는 사이, 베트남에서 약 3년 만에 신규 출점했다. 베트남 남부 경제도시인 떠이닌시에 655평(2165㎡) 규모의 '한국형 그로서리 마켓'을 선보인 것이다. 지하 1층부터 지상 1층으로 구성된 이 매장은 전체 면적의 약 88%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롯데마트는 또 K-푸드와 K-뷰티 등 한국 제품 특화관으로 매장을 조성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베트남 등 다양한 델리 식품군을 300여종으로 꾸린 '요리하다 키친'은 별미다.

이와 함께 한국 라면을 한데 모은 'K-누들 스테이션'과 자체 베이커리 브랜드 '풍미소' 등도 함께 들어섰다. 또한 400여종의 K-뷰티 제품을 갖춘 H&B 매장도 별도로 만들었다. 한국의 저가 화장품 트렌드를 반영해 1만원대 이하의 균일가로 공략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2008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후 현재까지 16개의 점포를 뒀다. 지난해 베트남 법인의 매출은 4266억원, 영업이익은 40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3% 증가한 1343억원, 영업이익은 34.8% 급증한 168억원을 내 호실적을 이어갔다.

홈플러스가 운영 자금 고갈을 이유로 임시 휴업에 돌입한 다음 날인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입구에 휴업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송호영 기자

◆ 홈플러스 청산 위기 속 '동상이몽'…이마트·롯데마트 해외로 활로 모색

국내 대형마트 업계는 홈플러스의 청산 가능성이 임박해지면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홈플러스는 업계 2위 주자였지만, 최근 자금난으로 회생절차가 폐지되면서 영업을 무기한 중단했다. 이에 국내 대형마트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양강 체제로 재편된 상태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양 사 모두 홈플러스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을 뚜렷하게 누리지 못했다. 이마트는 1분기 할인점 총매출이 전년 동 기간 대비 0.3% 감소한 3조327억원에 그쳤고, 롯데마트도 2.5% 증가한 1조6612억원을 기록하는 등 시장 기대치에 비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는 두 회사가 국내보다 해외로 눈길을 돌리게 된 결정적 배경이다. 우선 2010년대 들어 전통시장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이하 유통법)의 영향이 컸다. 이 법은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여전히 유효하며, 대형마트 규제 일변도를 유지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 온라인 배송 제한 등의 제약을 따르며 운영 전반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그러는 사이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 업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고, 대형마트는 소비자 선택지에서 점차 밀려났다. 또한 대내외 경기 불황과 함께 국내 소비 침체 현상마저 장기화하면서 내수로는 돌파구를 찾기 어렵게 됐다. 정부가 내수 진작을 위해 발급하는 소비쿠폰의 사용처에서도 대형마트는 번번이 제외됐다.

올해 1분기 기준 이마트는 해외에서 미국 57곳, 몽골 6곳, 베트남 3곳의 매장을 두고 있다. 미국은 지난 2018년 현지 유통기업인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한 뒤, 서부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아시아로 확대해 몽골에서의 확장 전략을 펴고 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해외에서 베트남 15곳과 인도네시아 48곳의 매장을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베트남에 신규 출점하면서 해외 매장으로 총 64곳을 갖추게 됐다. 베트남에서는 기존 호치민과 하노이 등 대도시권을 벗어나 중소도시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양 사는 K-컬처와 K-푸드 열기가 높은 몽골과 베트남에서 오랜 기간 사업 역량을 축적해 왔다. 이를 토대로 아시아 유통 사업을 강화해 실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다. 국내 대형마트 업황이 규제와 침체로 정체된 흐름과는 대조적으로, 해외에서는 공격적인 출점 행보를 펼치는 양상이다.

이마트는 "몽골 전역을 잇는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해 국내 기업의 수출을 돕는 K-유통 플랫폼을 거듭나겠다"며 밝혔고, 롯데마트는 "베트남 전역에 영토를 확장해 동남아 유통 시장의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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