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원대 상상인증권, 5대 1 병합…'동전주 탈출' 효과 얼마나 갈까


병합 후 환산 주가 3830원…1000원 기준은 웃돌아
1분기 흑자 반등에도 지속 가능한 수익성 입증 과제

상상인증권 주가는 최근 700원대에 머물러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상상인증권이 5대 1 주식병합을 통해 '동전주'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병합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주가는 현행 저가주 기준을 웃돌게 되지만, 기업가치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적 개선이 뒷받침돼야 주가 안정 효과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규제 하루 전 꺼낸 5대 1 병합…저가주 탈출 승부수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상인증권은 지난 10일 전 거래일 대비 7.43%(53원) 오른 766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식병합 추진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일부 반영되며 반등했지만, 이달부터 적용된 저가주 상장폐지 기준인 1000원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했다.

상상인증권 주가는 지난달 18일 937원까지 내려선 이후 1000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도 지난 1일 791원, 3일 790원, 7일 758원, 9일 713원 등 700원대에 머물렀다. 지난 1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830억원이다.

상상인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액면가 1000원인 보통주 5주를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정한 바 있다. 병합이 완료되면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1억833만7120주에서 2166만7424주로 줄어든다.

병합 결정 시점도 눈길을 끈다. 회사가 이사회를 연 날은 저가주 상장폐지 규제 시행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지난 1일부터 종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이후 정해진 기간 내 주가 회복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도록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상상인증권이 상장된 유가증권시장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회사는 유통주식 수 정비를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주가가 이미 1000원 아래로 내려간 상황에서 규제 시행 직전 병합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저가주 상장폐지 기준을 의식한 대응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766원→3830원…높아진 주가, 달라지지 않은 기업가치

상상인증권의 지난 10일 종가 766원에 병합 비율을 적용하면 이론상 기준가격은 3830원이다. 주식병합이 예정대로 완료되면 외형상 주가는 현행 저가주 상장폐지 기준인 1000원을 웃돌게 된다. 병합을 통해 당장의 저가주 기준에서는 벗어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주식병합은 여러 주식을 한 주로 합쳐 발행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 가격을 높이는 절차다. 기존 5주를 보유한 주주는 병합 이후 1주를 받는다. 주당 가격은 다섯 배로 조정되지만 보유 주식 수가 5분의 1로 줄어드는 만큼 전체 지분가치는 달라지지 않는다.

자본총계와 기존 주주의 지분율, 이론상 시가총액도 병합 전후로 동일하다. 회사의 자산이나 현금흐름, 수익창출력이 직접 개선되는 조치는 아니라는 의미다.

상상인증권은 발행주식 수를 1억주 이상에서 2000만주대로 줄여 유통물량을 적정 수준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지나치게 낮은 주당 가격에서 벗어나 저가주 이미지를 완화하고, 거래 구조를 정비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유통주식 수 감소가 곧바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거래 가능한 물량이 줄면 단기적으로 수급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거래량 감소와 호가 공백 확대로 유동성이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병합 직후 높아진 기준가격이 유지될지도 관건이다. 병합 자체로 기업가치가 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적 개선과 시장의 재평가가 뒤따르지 않으면 주가가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결국 이번 병합의 실효성은 1000원 기준을 형식적으로 넘어서는 데 그치지 않고, 병합 이후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 1분기 순익 85억원…병합 효과 떠받칠 실적 될까

상상인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8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약 45배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63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회사는 주식·기업금융(IB)·채권·금융상품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원 대표는 2024년 10월 취임 이후 기관투자자 대상 영업과 IB, 채권자본시장 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무게를 뒀다. 특정 사업에 수익이 편중되지 않도록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험 관리에도 집중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업 부문별로는 PF와 IB 부문의 회복세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PF 부문은 중도금 대출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매입확약 관련 금융자문 등을 통해 1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IB 부문은 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채권자본시장 부문에서도 외형 확대가 이어졌다. 상상인증권은 올해 상반기 캐피탈채 1조2900억원어치를 인수했으며, 회사채와 은행채 등을 포함한 전체 채권자본시장(DCM) 인수 실적은 2조55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관투자자 대상 브로커리지 수익도 증가했다. 올해 1분기 홀세일본부 순영업수익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했고, 주식매매 수수료는 43억원으로 전년 동기 23억원보다 87.0% 늘었다.

다만 1분기 실적 개선이 연간 실적 회복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중소형 증권사의 경우 PF 충당금과 채권 운용 손익, 증시 거래대금, IB 거래 성사 여부 등에 따라 분기별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PF 부문의 흑자 전환과 DCM 인수 확대가 반복 가능한 수익으로 이어지는지가 관건이다.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수료 수익과 수익성 기여도를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는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 이익 체력을 확보했는지가 향후 시장 평가를 좌우할 전망이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 대상 브로커리지와 IB 부문 등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익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견고한 수익 기반을 토대로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원 다변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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