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계파전 양상으로 비화하면서 각 계파의 전략적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표 분산을 막기 위해 출마 인원을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는 친정청래(친청)계와 달리, 친이재명(친명)계는 전혀 교통정리가 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친청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력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와 그를 위시하는 친청계 인사들은 아직까지 전대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움직임의 변화가 감지되면서, 이르면 다음 주 정 전 대표의 당권 도전 선언과 친청계 인사들의 최고위원 출마 러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당초 친청계에선 임오경·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는데, 일단 최민희·한민수 의원은 출마하는 것으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혔다는 후문이다. 한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그동안 (전대 출마) 권유를 많이 받았고 고심을 해왔는데, 이제는 결심했다. 출마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 의원도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전대 출마 여부를 "곧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역 당 최고위원인 이성윤 의원은 다시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것과 전북도당위원장 도전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내에선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는 친청계 인사가 3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1명의 유권자가 2표를 행사하는 최고위원 선거 룰과 연관이 있다.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에 특정 계파로 분류되는 인사가 다수 출마할 경우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예비 경선을 통해 최고위원 본선 진출자 8명을 가려낸다는 계획인데, 최대 3명으로 출마자를 제한하게 되면 특정 세력을 지지하는 유권자의 표 분산을 억제할 수 있어 당선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득표 전략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친청계와 달리, 친명계는 교통정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김 전 총리나 송 의원을 지지하며 '범친명'의 표식을 달고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거나 예정인 이들만 김영호·박선원·이건태·서미화·정진욱 의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민철 정책위원회 부의장 등 7~8명에 이른다.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2028년 총선 공천 과정에 관여할 수 있는 차기 지도부 일원이 된다는 것이 (전대 출마에 있어)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그 지점이 친명계 인사들의 최고위원 출마 러쉬를 만들어낸 것 같은데, 표 분산 가능성은 커진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대표 선거에서 결선 투표 대신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는 것을 두고 불거진 민주당 내 논란도 결국 '표 분산'을 둘러싼 계파 간 이해관계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선호투표제는 사전에 선호하는 후보 순으로 1~3위를 뽑는 방식이다. 1순위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면 바로 당선자가 결정된다. 다만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이때 3위 후보를 1순위로 뽑은 유권자가 '2순위'로 명시한 후보에게 표를 배분하게 된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선호투표제를 도입하면 정 전 대표에 반대하는 당원·유권자들이 단 1번의 투표로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을 뽑는 효과가 나게 된다"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 결선을 하면 1 대 1 구도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짧은 기간이라도 표심이 충분히 이동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친청계에서 선호투표제에 반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장 전대 판세는 친명계가 다소 유리해 보이지만, 룰 세팅과 표 분산 등 변수가 작용하면 쉽사리 (누가 이긴다고)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xo9568@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