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소야대' 첫 카드는 TBS…서울시-시의회 4년 가늠자


시의회 민주당, 8월 지원 조례 추진
행정법원 노조·직원 소송 각하 판결
TBS 노조 "서로 책임 미루지 말아야"

사진은 지난 5월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의 릴레이 발언대 기자회견이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서울시와 여소야대 서울시의회의 첫 현안으로 TBS가 떠오르고 있다. 아직 '1호 조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민주당이 TBS 지원 조례를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와 시의회의 4년 관계를 가늠할 첫 단추가 될 전망이다.

12일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 민주당은 내부 논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8월 임시회에서 TBS 지원 조례를 발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상훈 민주당 대표의원은 "TBS 예산 지원 조례를 복구해 공익 매체로서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TBS 정상화는 구성원들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인 만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12대 서울시의회는 민주당 80석, 국민의힘 38석으로 구성됐다. 민주당은 단독으로 과반은 물론 재의결 정족수인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조례안 통과 자체는 어렵지 않다. 오 시장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민주당 단독으로 재의결이 가능하다.

지난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시민연합 등도 서울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BS 지원 조례 제정을 첫 번째 과제로 추진하라"며 "입법으로 무너뜨린 것은 입법으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례 통과돼도 예산은 서울시 몫

다만 조례가 제정되더라도 곧바로 TBS 지원이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출연금 편성 권한은 서울시에 있다. 서울시는 TBS가 2024년 서울시 출연기관에서 지정 해제된 데다 지원 조례도 폐지된 만큼 현재로서는 출연금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오 시장도 그동안 "정치적 중립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5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몇 년간 특정 정치 성향의 진행자들이 TBS를 좌지우지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공영방송이라면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6·3 지방선거 당선 직후에는 "(출연금 지원은) 시의회와 의논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새로운 시의회와 논의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내부 논의와 의원총회를 거쳐 8월 임시회에서 TBS 지원 조례를 발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이같은 서울시 입장을 비판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고찬양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을 통해 "특정 프로그램 하나를 이유로 35년 역사의 공영방송을 폐국 위기로 몰아넣었다"며 "TBS 구성원들은 1년 11개월째 임금과 제작비 부족으로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고 방송 정상화를 요구했다.

법원 판결도 변수로 등장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0일 TBS 노동조합이 행정안전부를 상대로 제기한 지방출자·출연기관 지정 해제 고시 취소 소송에서 각하 퍈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출연기관 지정 해제 고시의 상대방은 TBS 법인이며, 노동조합과 직원들은 처분을 다툴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지정 해제에 따른 근로조건 변화 등은 간접적인 사실상 영향에 불과해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봤다.

다만 이번 판결은 행안부의 출연기관 지정 해제 조치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법원은 지정 해제의 위법 여부에 대한 본안 판단에는 나아가지 않고, 노조와 직원들에게 원고 적격이 없다는 절차적 하자를 문제삼은 것이다.

◆소송 각하됐지만 서울시 부담 더 커진 모양새

노조가 항소할 수도 있지만 법원 판단이 바뀔지는 미지수다. 법원과 무관하게 서울시가 TBS를 지원 가능하려면 출연기관으로 재지정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결과적으로 TBS 문제 해결의 부담은 법원이나 행안부가 아닌 서울시가 짊어지게 된 모양새다.

서울시가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경우 앞으로 4년간 시의회와 협치는 기대하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시가 공정성을 문제 삼았던 김어준 씨도 TBS를 떠난 지 4년이 지났고 여전히 160여명의 직원이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현실을 계속 외면하기도 쉽지않은 실정이다. 시가 대안으로 강조했던 회사 매각도 교착상태를 보이고 있다.

TBS노조는 행정법원 판결 후 성명을 내 "이제 누구도 TBS 문제를 외면하거나 서로에게 책임을 미뤄서는 안 된다"라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행정안전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관계 기관은 TBS 정상화를 위한 책임 있는 논의와 제도적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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