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최고위원 선거 '이례적 과열'…친석·친청 세력전


김용·이건태 vs 한민수 등 계파별 후보 윤곽
통합 내세운 후보도…계파색 최소화 전략
20일 예비경선…세력 판도 가를 첫 승부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를 앞두고 10명이 넘는 후보가 출마를 준비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한 이건태 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진 이성윤 최고위원. /뉴시스

[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 10명이 넘는 후보가 출마를 준비하면서 이례적인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후보들이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계파 구도에 올라타는 반면, 다른 후보들은 '통합'과 '당원 전체의 최고위원'을 내세우며 계파색을 최소화하는 등 전략도 엇갈리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는 김영호·박선원·김형남·김용·이건태·정민철 예비후보 등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서미화 의원도 9일 출마 선언을 예고했다. 여기에 한민수·최민희·박성준·임오경 의원 등이 출마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예비경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이 김민석 전 총리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친석'(친김민석)계로 결집하며 최고위원 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세력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친석계 후보로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이건태·정진욱 의원 등이 거론된다.

성남시의원과 경기도 대변인을 지낸 김 전 부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이건태 의원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인물로, 최근 김 전 총리의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도 참석하며 김 전 총리에게 힘을 싣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를 지낼 당시 정무특보를 맡았던 정진욱 의원도 최고위원 출마를 준비 중이다.

김 전 부원장은 이날 출마 선언에서 "이재명 정부의 눈부신 혁신 속도를 당의 입법 지원이 제때 뒷받침하지 못해 당원들과 국민들의 답답함이 커지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출마 선언에는 전현희·김승원·김문수·김현정·박선원·정진욱·조계원 의원 등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 두 손을 꼭 잡고 '우리 용이를 지켜줘서 너무 너무 고맙다'고 말씀하셨다"며 "두 눈이 젖은 채 이야기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김용 후보에 대한 동지애와 따뜻한 마음을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가 친석(친김민석)계와 친청(친정청래)계의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계파 경쟁이 당내 통합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진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송영길 의원, 김민석 전 국무총리(왼쪽부터)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드래곤시티에서 열린 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한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반면 친청계에서는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한 인사는 없다. 다만 정청래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민수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민희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현역 최고위원인 문정복 의원과 이성윤 의원의 재도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이성윤 의원은 김 전 총리를 향한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전 총리가 지난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불참한 것을 두고 이른바 '감기약 성분' 해명을 거듭 문제 삼는 등 당권 경쟁 과정에서 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당대표 선거를 둘러싼 친석·친청 경쟁이 최고위원 선거로까지 번지면서 계파 간 신경전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공식적으로 계파색을 드러내지 않고 '통합'을 앞세우는 후보들도 있다. 박선원 의원과 김영호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박 의원은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하며 "계파의 최고위원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의 최고위원이 되겠다"고 강조했고, 김 의원 역시 특정 당권 주자에 대한 공개 지지 대신 당내 통합을 앞세우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 이례적으로 최고위원 후보가 대거 몰린 배경에는 치열해진 당대표 선거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더팩트>와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가 그만큼 치열하다는 의미"라며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팀을 이뤄 함께 선거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 출마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당대표가 사실상 정해진 분위기였지만 이번에는 경쟁이 치열해 계파별로 스크럼을 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계파 경쟁이 과열되면서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경쟁이 치열해지면 네거티브가 생기기 마련이지만 과도한 공방은 당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국민과 당원들에게 비치는 모습이 결국 지지율과도 연결되는 만큼 지나친 경쟁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전당대회가 끝나면 회복될 수 있겠지만 당분간은 당 지지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결국 첫 승부처는 오는 20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이다. 친석계와 친청계 후보들이 본경선 진출자 8명에 얼마나 이름을 올리느냐가 차기 지도부의 세력 균형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에 후보 등록 마감일인 17일을 전후해 계파 간 세 불리기와 공개 지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chae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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