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해인 기자] 정부여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입법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폐지될 경우 예상되는 여러 우려를 불식할 대안 마련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효성 있는 보완수사요구권, 전건송치 제도 등 기소 판단의 정확성과 수사기관 사법 통제를 뒷받침할 안전장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정부 기본 입장으로 최종 정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별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하지 않고 국회 논의에 맡기기로 했으며, 여권은 이번주 형사소송법 개정안 발의를 목표로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검사는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없다. 경찰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사법경찰관이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도 별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다.
'장윤기 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도 주목된다. 검찰은 보완수사 과정에서 경찰 단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정황과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의 증거인멸 의혹도 드러났다. 이를 계기로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사법 통제 장치의 필요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안으로는 '강제성 있는 보완수사요구권'이 거론된다.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더라도 이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도록 담보할 장치가 없다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검찰청도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에 따르지 않아도 되는 예외조항인 '정당한 이유'가 유지될 경우 사건 처리가 심각한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다"며 "검·경의 의견 대립 시 사건 처리가 불가능해지고, 사건관계인은 장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게 된다"는 입장이다.
이어 "양 기관이 사건을 최종적으로 종결하지 못한 채 상호 간 책임과 서류만을 떠넘기는 '무한 핑퐁'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며 "범죄 대응 역량의 극심한 저하와 책임 회피성 수사 지연을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직접 수사를 대신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수준의 '보완조사권'을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다만 강제수사가 불가능하고 재판 단계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없는 만큼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찰의 1차 수사종결권을 통제할 수단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경찰이 처리한 사건을 검찰이 모두 확인하는 '전건송치' 제도를 복원하거나, 중대 강력범죄와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전건송치를 허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경찰의 불송치 사건도 검찰이 한 차례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최소한의 사법 통제 기능을 유지하자는 취지다.
대검은 "전건송치를 배제한 현행 '불송치 제도'는 수사를 개시한 경찰에게 수사의 종결까지 맡기는 것"이라며 "확증편향 및 자기정당화의 위험에 빠질 우려가 있어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의견이다.
불송치 사건에 대한 통제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송치 이유 기재를 강화하고 피해자와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확대하는 한편, 재수사 요청 절차와 기록 열람·증거 확보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이후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적 공백을 메우는 작업이 우선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검사의 기소 판단 기능과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 통제 장치를 어떻게 제도화하느냐가 향후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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