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부정 거래 재판에서 LG가(家) 장녀 부부와 검찰 간 공방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기존 무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상속세 등 새로운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4-3부(전지원·김인겸·성지용 부장판사)는 8일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구 대표·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 부부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윤 대표로부터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메지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듣고 메지온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 이득(약 1억원)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표는 BRV의 최고투자책임자로서 알게 된 메지온 관련 미공개 정보를 외부로 알려지기 전에 아내인 구 대표에게 제공해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다.
이날 공판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검찰이 구 대표의 상속세 관련 사실 조회를 신청한 것이다. 2018년 부친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별세 이후 부담하게 된 구 대표의 상속세 규모를 자세히 알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구 대표와 윤 대표 측은 "주식 부정 거래 재판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검찰이 '구연경 상속세'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꺼내 든 것은 간접증거만으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이 사건 성격과 무관치 않다. 검찰은 부부 관계에서 이뤄진 미공개 중요 정보 공유 행위에 대해 직접증거를 포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1심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불리하게 작용됐다.
검찰은 "부부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주고받은 이 사건은 간접증거로 입증해야 한다"며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을 거래할 때 어느 정도의 상속세 부담을 갖고 있었는지 등 구 대표의 당시 상황과 배경을 확인해야 한다. 상속세 규모가 어떻고 또 얼마나 납부했어야 했는지, 확인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검찰은 △구 대표와 BRV의 투자 유사성(메지온·고려아연·한국앤컴퍼니 등) △부부가 투자 정보를 자연스럽게 공유해 왔던 사례(텔레그램 메시지) △메지온 주식 매수 당시 나타난 구 대표의 이례적인 행동(예수금 전부를 사용하라고 언급하거나, 고가 매수도 허용) 등의 간접증거를 제시해 왔다. 추후 상속세 관련 신청이 채택된다면 또 하나의 증거가 추가될 전망이다.
검찰은 새로운 증인도 신청했다. 과거 구 대표의 재산을 관리했던 직원인데, 마찬가지로 간접사실 증명과 관련한 내용을 보강해 줄 수 있는 인물이다. 검찰과 부부 측은 다음 기일인 9월 9일 각각 40분가량 진행되는 증인 신문을 통해 해당 직원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로는 구 대표의 재산 관리 목록과 진술서 등이 채택됐다. 검찰은 추가된 증거에 대해 "구 대표 상속 과정에서 윤 대표도 관여하는 등 구 대표의 재산 증식 관련 두 사람 간 연관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윤 대표를 향해 부부의 지인인 제로쿠 회장으로부터 문제의 주식인 메지온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당시, 부부가 함께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지난 1차 공판 때 구 대표에게 던졌던 질문과 동일하다. 홍콩인인 제로쿠 회장은 구 대표에게 메지온의 치료제 개발 유망성을 소개한 인물이자, 윤 대표에게 메지온 투자를 권유한 인물이다. 부부는 1심에서 "제로쿠 회장을 통해서 각각 메지온을 알게 된 것은 맞지만, 주식 취득·투자 사실은 최근까지 서로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제로쿠 회장과) 여러 차례 만났기 때문에 그날 만났는지 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을 매수했던 2023년 4월 12일쯤 제로쿠 회장이 방한했거나, 서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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