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경 상속세'까지 등장…LG家 '주식 부정 거래' 공방 격화 불가피


'주식 부정 거래' 항소심 2차 공판
구연경 상속세 관련 사실 조회 신청…간접증거 보강
구연경 재산 관리한 직원 증인 출석 예정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윤관 BRV 대표가 지난해 3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트윈스와 한화이글스의 경기를 관람하며 맥주를 구매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부정 거래 재판에서 LG가(家) 장녀 부부와 검찰 간 공방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이 기존 무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상속세 등 새로운 카드를 제시하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4-3부(전지원·김인겸·성지용 부장판사)는 8일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는 구 대표·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 부부의 항소심 2차 공판을 진행했다.

앞서 구 대표는 지난 2023년 4월 윤 대표로부터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메지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듣고 메지온 주식 3만5990주(6억4992만원 상당)를 매수해 부당 이득(약 1억원)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표는 BRV의 최고투자책임자로서 알게 된 메지온 관련 미공개 정보를 외부로 알려지기 전에 아내인 구 대표에게 제공해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당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다.

이날 공판에서 눈길을 끈 대목은 검찰이 구 대표의 상속세 관련 사실 조회를 신청한 것이다. 2018년 부친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 별세 이후 부담하게 된 구 대표의 상속세 규모를 자세히 알고 싶다는 것이다. 이에 구 대표와 윤 대표 측은 "주식 부정 거래 재판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검찰이 '구연경 상속세'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꺼내 든 것은 간접증거만으로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이 사건 성격과 무관치 않다. 검찰은 부부 관계에서 이뤄진 미공개 중요 정보 공유 행위에 대해 직접증거를 포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1심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불리하게 작용됐다.

윤관 BRV 대표와 변호인들이 8일 서울고법에서 진행된 자본시장·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항소심 2차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이성락 기자

검찰은 "부부가 미공개 중요 정보를 주고받은 이 사건은 간접증거로 입증해야 한다"며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을 거래할 때 어느 정도의 상속세 부담을 갖고 있었는지 등 구 대표의 당시 상황과 배경을 확인해야 한다. 상속세 규모가 어떻고 또 얼마나 납부했어야 했는지, 확인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그간 검찰은 △구 대표와 BRV의 투자 유사성(메지온·고려아연·한국앤컴퍼니 등) △부부가 투자 정보를 자연스럽게 공유해 왔던 사례(텔레그램 메시지) △메지온 주식 매수 당시 나타난 구 대표의 이례적인 행동(예수금 전부를 사용하라고 언급하거나, 고가 매수도 허용) 등의 간접증거를 제시해 왔다. 추후 상속세 관련 신청이 채택된다면 또 하나의 증거가 추가될 전망이다.

검찰은 새로운 증인도 신청했다. 과거 구 대표의 재산을 관리했던 직원인데, 마찬가지로 간접사실 증명과 관련한 내용을 보강해 줄 수 있는 인물이다. 검찰과 부부 측은 다음 기일인 9월 9일 각각 40분가량 진행되는 증인 신문을 통해 해당 직원을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일 예정이다.

검찰이 제시한 증거로는 구 대표의 재산 관리 목록과 진술서 등이 채택됐다. 검찰은 추가된 증거에 대해 "구 대표 상속 과정에서 윤 대표도 관여하는 등 구 대표의 재산 증식 관련 두 사람 간 연관성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윤 대표를 향해 부부의 지인인 제로쿠 회장으로부터 문제의 주식인 메지온에 관해 이야기를 들을 당시, 부부가 함께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지난 1차 공판 때 구 대표에게 던졌던 질문과 동일하다. 홍콩인인 제로쿠 회장은 구 대표에게 메지온의 치료제 개발 유망성을 소개한 인물이자, 윤 대표에게 메지온 투자를 권유한 인물이다. 부부는 1심에서 "제로쿠 회장을 통해서 각각 메지온을 알게 된 것은 맞지만, 주식 취득·투자 사실은 최근까지 서로 몰랐다"고 주장한 바 있다.

윤 대표는 "(제로쿠 회장과) 여러 차례 만났기 때문에 그날 만났는지 여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구 대표가 메지온 주식을 매수했던 2023년 4월 12일쯤 제로쿠 회장이 방한했거나, 서로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다.

rocky@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