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협중앙회 노동조합이 고영철 신협중앙회장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이 내린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항고를 예고했다. 공소시효가 끝나가는 시점이라 기소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일부 혐의가 인정된 만큼 책임 소재를 끝까지 가리겠다는 의지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신협중앙회는 고 회장이 선거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검찰은 신협중앙회 노동조합의 고발로 시작된 수사에서 고 회장과 기획이사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당선무효로 이어질 수 있었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그러면서 하반기 현장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형사 절차가 마무리된 만큼 소모적인 법적 다툼보다는 회원조합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데 조직의 역량을 모으겠다는 취지다. 회원조합의 경영안정과 건전성 관리를 뒷받침할 지원체계를 새롭게 정비하고, 현장 의견을 반영해 운영 방안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이번 처분을 두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혐의 자체가 인정된 사안임에도 검찰이 재판에 넘기지 않은 것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해 사건을 무마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노조는 조만간 항고장을 제출해 처분의 적정성을 다시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실제 기소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고 회장은 지난 1월 7일 치러진 제34대 신협중앙회장 선거에서 당선됐고, 위탁선거법상 선거범죄 공소시효는 선거일로부터 6개월이다. 이에 따라 공소시효는 지난 6일 이미 만료된 상태로, 항고가 인용되더라도 재기소로 이어지기는 불가능한 구조다.
그럼에도 노조는 기소 여부와 무관하게 끝까지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구체적인 요구 사항은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고발 초기부터 회장 스스로의 책임을 촉구해온 만큼 향후 대응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노조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 자체에 주목하고 있다. 중앙회가 대외적으로는 '불기소'라는 표현을 앞세우고 있지만, 기소유예는 혐의 자체는 인정하되 여러 사정을 감안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라는 점에서 '혐의없음'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기소유예는 일부 혐의가 인정됐다는 것인 만큼 이대로 넘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일방적으로 사퇴 등 강경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 책임지는 자세를 바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협중앙회는 '불기소'라는 표현이 기소유예를 포함하는 분류상 명칭일 뿐, 기소유예 사실 자체를 부인한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는 혐의없음과 기소유예 등이 모두 포함되는 만큼, 발표 내용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변호사 선임 건을 놓곤 중앙회가 관여한 부분이 없음을 강조했다. 중앙회 차원에서 변호사를 알아보는 등의 개입 사실이 전혀 없으며 비용 또한 고 회장 사비로 처리했다. 회장을 변호하기 위한 어떠한 지원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동안 신협중앙회 내홍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노조는 고 회장의 당선 과정에서 불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정문을 봉쇄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노조는 선거 과정에서 금품·향응 제공이나 사전 선거운동성 접촉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진상 규명과 관련자 책임을 요구했다. 회원조합 대의원을 상대로 한 부적절한 접근이 있었다는 주장도 함께 나오면서 파장이 커졌고, 이는 결국 노조의 고발이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고 회장과 노조의 갈등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는 대목이다. 앞서 노조는 이른바 '낙하산 인사' 논란을 두고도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내부 절차나 전문성과 무관하게 특정 인사가 주요 보직에 선임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인사 원칙 훼손과 조직 사기 저하를 문제 삼아 릴레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고 회장 체제의 조직 장악력과 소통 방식에 회의적 시각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내부 갈등 해소 없인 고 회장이 강조하는 현장 경영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현장 경영은 회원조합의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지원 방안을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사업을 추진할 중앙회 내부에서 노사가 손발을 맞추지 못하면 실행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권은 각 점포가 개별 법인이고, 중앙회가 상품 개발과 관리·감독 역할을 모두 담당하는 구조"라며 "중앙회가 전체 조직의 심장 역할을 하는 만큼, 내부 잡음을 해결하는 것이 고 회장의 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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