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놓쳤지만 끝 아니다…K-잠수함, 다음 승부처는


獨 TKMS에 밀렸지만 최종 숏리스트 오른 것만으로 기술력 입증
그리스·필리핀·사우디 등 후속 잠수함 사업 줄줄이…기회 여전

K-방산업체들이 나토 동맹의 벽을 넘지 못하고 캐나다 잠수함 수주에 실패했으나, 최종 후보에 오른 경쟁력을 계기로 추후 다른 해외 잠수함 사업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한화오션의 3000톤급 장보고-III 배치-II(KSS-III) 잠수함. /한화오션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서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독일 TKMS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 이번 결과는 단순한 수주 실패가 아닌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한국 기술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계 잠수함 시장이 여전히 대규모 발주를 이어가는 만큼 해외 후속 사업이 한국 방산업계의 다음 승부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지난 6일(현지시간) 60조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TKMS를 선정했다. 한국에서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장보고-Ⅲ 기반 잠수함을 제안하며 최종 숏리스트에 올랐지만 끝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벽을 넘지 못하고 우선협상대상자에 오르지 못했다.

비록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업계는 이번 결과를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 캐나다 사업은 미국과 유럽의 대표 잠수함 강국들이 총출동한 사업으로, 한국 기업이 독일 TKMS와 최종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는 점 자체가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 빠른 건조 기간과 높은 가격 경쟁력, 유지·보수를MRO)를 포함한 패키지 제안 등을 앞세워 막판까지 독일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또 사업 수주를 위해 민간과 정부가 함께 움직이며 정상외교와 현지 산업협력 확대, 캐나다 기업들과의 업무협약(MOU), 현지 공급망 구축 등을 추진하며 총력전을 펼친 바 있다.

관심은 다음 수주전으로 옮겨가고 있다.

먼저 거론되는 시장은 그리스다. 그리스 해군은 노후 잠수함 전력 보강을 위해 추가 잠수함 4척을 도입할 계획이다.

최근 동남아에서도 잠수함 수요가 생겼다. 필리핀 정부는 해군 현대화 계획의 핵심 사업으로 2조원 규모 중형 잠수함 2척 도입을 검토 중이다. 태국도 4000t급 호위함 4척 도입을 추진 중이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다목적 지원함 2척을 도입한다.

중동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장기적인 잠수함 도입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사우디는 해군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차세대 잠수함 5척 확보를 검토 중이다. 이 밖에도 페루 2~5척, 모로코 2척, 이집트 4척, 콜롬비아·칠레 등 다수의 잠수함 사업이 남아 있어 한국 기업에 잠재 시장으로 평가된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인도한 2400톤급 필리핀 원해경비함 1번함 라자술라이만함. /HD현대중공업

경쟁 업체인 유럽 기업들이 이미 잠수함 수주로 슬롯을 채우고 있는 것도 한국에는 기회의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잠수함을 수출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한국, 일본 등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번 캐나다 사업을 수주한 TKMS는 현재 노르웨이, 이스라엘,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의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캐나다 사업까지 확보할 경우 향후 생산 슬롯이 상당 기간 차게 된다.

각국 업체들의 생산 능력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빠른 납기와 가격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이 후속 발주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 조선업체들의 신규 수주는 대부분 연초 설정한 목표 수준의 70%를 상회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우협 대상자 발표 이후 "이번 수주전에서 드러난 과제를 면밀히 분석해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HD현대중공업도 "이번 경험을 더욱 발전시켜 향후 K-방산 수출과 국익 증진이라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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