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산업단지) 조성 사업 대상지로 선정하며 광주 부동산 시장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곳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가 예고된 가운데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지역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6일 '메가 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국가 메가 프로젝트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입지를 공개한 것이다. 이곳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시설(팹)을 각각 2기씩 총 4기를 건설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의 관심은 반도체 산단 조성이 광주 주택시장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지에 쏠린다. 광주 주택시장은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광주 아파트값은 누적 1.57% 하락했다. 국토교통부 통계 기준 5월 말 광주 미분양 주택은 1259가구로,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709가구에 달한다.
인구 유출은 부동산 시장 침체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국가데이터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주에서는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1만4000명 가까이 많았다. 특히 청년층 유출이 두드러졌다. 20대 순유출 인구는 5200명, 30대 순유출 인구는 2800명으로 집계됐다. 전출 사유 중 '직업'이 22.4%를 차지한 만큼, 반도체 산단이 양질의 일자리로 이어질 경우 주거 수요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도 메가 프로젝트가 단순한 공장 유치에 그치지 않고 지역 정주 기반 확대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메가 프로젝트 발표 당시 "공장을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라 해당 지역에 사람이 많이 살게 하는 것이 정부 정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호황이 인근 지역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는 경기 남부권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기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의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으며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 같은 흐름에 광주 지역 부동산 시장도 반도체 산단 조성이 가져올 파급 효과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광주 지역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호남권 반도체 공장 유치 소식이 전해진 뒤 후보지로 거론되던 지역에서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거래되던 분양권 매물이 사라졌다"며 "광주는 분양시장의 관심이 높지 않고 미분양도 많은 지역이었는데 반도체 산단 조성 소식으로 시장 기대감이 확실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시장에서 진단하는 광주의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 부족과 이로 인한 청년층 인구 유출이었다"며 "반도체 산단이 실제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면 주택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대감이 실제 거래 증가로 이어지기까지는 개발 계획 구체화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군공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산단 조성이 호재인 것은 맞지만 아직까지 매물 문의가 크게 늘어난 수준은 아니다"라며 "향후 개발 진행 상황을 신중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