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내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둘러싼 노사 협상이 막판까지 공전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논의했다.
권순원 최저임금위원장은 "오늘도 노사 양측의 수정안 제출이 있을 예정"이라며 "공익위원은 가급적 최후의 순간까지 노사 양측의 간극이 좁혀질 수 있도록 기다리고 또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계는 반도체 수출 회복이 저임금 노동자와 내수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인상 필요성을 제기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수출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수출 중심의 회복이 곧바로 내수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기업은 성장하고 노동시장 하층부는 더 뒤처지는 K자형 불균형 성장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인상은 단순한 임금 조정이 아니라 노동자 생계와 민생경제의 내수 회복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며 "고용유지 보조금과 사회보험료 지원 등 영세 사업장 지원책도 함께 가동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중위임금과 지불 능력, 일자리 문제, 자영업자의 낮은 소득까지 모든 경제적 책임을 최저임금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월 200만원 안팎의 임금으로 생계를 버티는 저임금 노동자의 현실을 제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퇴근길에 치킨 한 마리를 마음 편히 사고 가족과 외식 한 끼를 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이미 물가보다 빠르게 올랐고, 생산자물가 부담도 커져 추가 인상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지난 10년간 최저임금은 79.7% 인상됐지만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9%로, 최저임금이 약 3.5배 빠르게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1∼5월 생산자물가는 평균 4.8% 올라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2.4%의 약 두 배에 달한다"며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부담을 떠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다시 인상되면 현장은 폐업과 고용 조정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양옥석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은 "4차 수정안까지 제출했지만 격차가 1290원"이라며 "시간에 쫓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5년 이상 버티다 문을 닫은 사업자가 31만7000명으로 20년간 역대 최다였다"며 "내년도 최저임금은 가장 취약한 업종의 지불 능력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사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큰 만큼 추가 수정안에서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이다. 최임위는 노사 수정안 제출을 이어가며 이번 주 안으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성재민 공익위원 간사는 "이제는 논의 성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이어갈 시점"이라며 "각 결정 기준이 현재 경제·노동시장 상황에서 갖는 의미를 균형 있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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