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름값 짬짜미 적발…농협·주유소협회 과징금 20억5000만원


공정위, 제주 휘발유·경유·등유 기준가격 통지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주유소 직원이 차량에 주유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더팩트DB

[더팩트ㅣ세종=박은평 기자] 사단법인 한국주요소협회 제주도지회가 제주농협·서귀포농협으로부터 휘발유·경유 판매가격을 사전에 받아 회원 주유소의 기준가격을 정하고 이를 통지·준수하도록 한 사실이 드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제주주유소협회와 제주농협, 서귀포농협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20억5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6일 밝혔다.

제주주유소협회는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3000만원을, 가격 결정에 적극 참여한 제주시농업협동조합과 서귀포농업협동조합에는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9억8700만원, 10억3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주주유소협회는 2022년 9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으로부터 다음 날 휘발유·경유·등유 등 경질유 판매가격을 미리 제공받아 이를 기준가격으로 정한 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회원 주유소에 통보하고 준수하도록 했다.

그 결과 해당 기간 월평균 경질유 판매가격은 경유의 경우 육지 평균보다 최대 150원(2022년 9월), 휘발유는 최대 83원(2023년 1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공정위 조사 가능성이 있는 시기에는 단체대화방 대신 전화나 직접 방문 방식으로 기준가격을 전달하고, 가격 관련 메시지를 삭제하거나 외부에 유출하지 말 것을 요청하는 등 위법성을 인식한 정황도 확인됐다.

제주농협과 서귀포농협은 다음 날 판매가격을 오피넷에 공개하기 전에 협회에 미리 제공했고, 협회와 협의해 가격 인상·유지 여부를 결정하고 기준가격보다 낮게 판매하는 주유소를 확인해 협회에 알리는 등 기준가격 준수를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 같은 행위가 사업자들이 시장 상황과 입지 여건 등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경쟁 질서를 훼손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한 중대한 법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경질유 시장의 가격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경질유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사업자단체와 사업자의 법 위반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하게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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