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9분 만에 테러 진압"…경찰특공대, 20㎏ 장비 메고 한 방에 명중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
전국 17개 특공대, 34명 참가
저격수 평가 1등 전남경찰특공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경찰특공대에서 제20회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의 마지막 종목인 저격수 평가가 실시됐다. 사진은 대회에 참가한 대원들이 6.5㎏이 넘는 방탄조끼와 방탄헬맷, 전술벨트와 보안경 등을 갖추고 저격총(7.62㎜)과 권총(9㎜)을 짊어진 채 뛰어가는 모습. /진주영 기자

[더팩트ㅣ진주영 기자] "탕! 탕! 탕!"

28도가 넘는 무더운 날씨 속에 방탄복과 총기, 각종 장비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총 20㎏에 달하는 장비를 짊어진 이들은 매서운 눈빛으로 목표물을 조준한 뒤 곧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경찰특공대에서 '제20회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의 마지막 종목인 '저격수' 평가가 실시됐다. 이번 대회는 각 지역별 경찰특공대 간 경쟁을 통해 전술 기량을 평가하고, 갈수록 고도화되는 세계적 테러 양상에 대비해 실전 대응 역량을 기르고자 마련됐다. 지난 2007년 첫 대회를 시작해 올해로 20회째를 맞았다.

저격수 평가 종목에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17개 경찰특공대를 대표하는 대원 2명이 한 조를 이뤄 총 34명이 참가했다. 대원들은 6.5㎏이 넘는 방탄조끼와 방탄헬멧, 전술벨트와 보안경 등을 갖추고 저격총(7.62㎜)과 권총(9㎜)을 든 채 언덕을 뛰어올랐다. 평가는 제한시간 9분 내 1구역 권총 사격과 2구역 저격 사격을 마친 후 점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전 9시36분께 평가관의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울산경찰특공대 대원 2명은 재빨리 운동장을 가로질러 언덕을 올라 1구역 자동화 사격장으로 향했다. 대원들은 각자 앞에 세워진 지름 15㎝의 노란색 원형 과녁 5개를 향해 사격을 개시했다. 대원들은 출발한 지 약 1분20초만에 1구역 과녁을 전부 명중시킨 후 곧바로 "뛰어"를 외치며 다음 구역으로 향했다.

다목적 사격장에서는 도심 인질 테러 상황을 가정한 차량 내 저격이 진행됐다. 한 대원이 격발을 하면 다른 대원은 목표물을 관측하는 식으로 팀워크를 발휘하며 표적을 명중시켰다. /뉴시스

2구역 다목적 사격장에서는 도심 인질 테러 상황을 가정한 '차량 내 저격'이 진행됐다. 오전 10시13분께 출발해 1구역 사격을 마친 경기북부경찰특공대 대원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방탄헬멧과 조끼를 벗어던지고 차량으로 진입했다. 총기가 차량 문에 부딪히자 "천천히, 천천히"를 연발하며 서로 다독였다.

대원들은 차량 내부에 뚫린 창문과 트렁크 옆에서 사람 모양의 표적 중앙을 정조준했다. 한 대원이 격발하면 다른 대원은 목표물을 관측하는 식으로 팀워크를 발휘하며 표적을 명중시켰다. 대원들은 연신 "잘 안보여", "클리크 수정", "찾았다", "오케이" 등을 외치며 쉴 틈 없이 대화를 이어갔다.

오전 10시22분께 사격을 모두 마친 대원들은 차량에 탑승하며 "올라오기 너무 힘들었다", "언덕이 쉽지 않네"라고 하면서도 후련한 표정으로 서로의 등을 토닥였다. 기록은 8분59초였다. 9분 내 테러 진압에 성공한 셈이다.

경기북부경찰특공대 소속 이산하 대원은 "방탄조끼와 총기 등 도합 20㎏에 달하는 장비를 짊어지고 뛰다 보니 멜빵과 총기 때문에 어깨가 결리더라"면서도 "경기북부경찰특공대를 대표해 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전력질주했다"고 말했다.

같은 특공대 소속 조승범 대원은 "표적이 사람 눈알 크기만큼 작아서 평소에도 심박수가 완전히 올라간 극한의 상태에서 조준하고 격발하는 연습을 반복했다"며 "실전 상황은 대회보다 더 어렵고 변수가 많기 때문에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격수 평가 1등은 전남경찰특공대가 차지했다. 세종경찰특공대와 대구경찰특공대는 각각 2위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15일부터 진행된 제20회 경찰특공대 전술평가대회에는 △전술단체 △전술개인 △수색견 운용 △폭발물 설치 △폭발물 처리 △저격수 등 총 6개 종목에 전국의 경찰특공대원 196명이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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