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기차 판매 20만대 돌파…수입차 '방긋', 국산차 '골머리'


상반기 국내차 내수 66만대…전년비 3.7%↓
수입차 18.4만대…전년비 33.2%↑ '껑충'
전기차 판매서 수입차 비중 40% 돌파

테슬라 모델 Y /뉴시스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상반기 국내 완성차 업계와 수입차 업계의 희비가 엇갈렸다.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이 처음으로 20만대를 넘었고, 그중 수입차 비중은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침체됐던 국내 전기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국 브랜드의 공습이 예고돼 있어 국내 완성차 업계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3일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두고 있는 5개사와 수입차 브랜드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국내 완성차 판매량(수입상용차 미포함)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84만4788대로 집계됐다.

수입차가 얼어붙었던 자동차 내수를 끌어 올렸다. 국내 완성차의 상반기 판매량은 66만75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수입차는 33.2% 뛴 18만4032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상승세의 원동력은 전기차다. 1~6월 수입 전기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58.5% 뛴 8만3790대였다.

반면 완성차 5개사는 상반기에 11만6857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95%가량 증가했지만, 수입차의 상승세엔 못 미쳤다. 이에 따라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상반기에만 20만647대를 기록해 역대 상반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중 수입 전기차 비중은 41.8%를 차지, 지난해 같은 기간(35.1%)보다 6.1%p 늘리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

브랜드별로 보면 전기차 신차를 출시한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거셌다.

국내 완성차 기업 중에서는 기아가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전기차 7만 2078대를 판매하며 역대 상반기 최다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1.1% 뛴 수치다.

전기차 인기에 기아는 상반기 국내에서 총 29만5779대를 판매했다. 앞선 해와 비교하면 판매량도 7% 늘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국내에서 46.5% 증가한 3만9575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전기차 판매가 늘었지만, 총 내수는 10.8% 감소한 31만6713대를 기록했다.

KG모빌리티(KGM)도 상반기 실적이 반등했다.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2만1806대를 판매했으며, 무쏘 EV의 인기에 전기차 판매도 18.4% 늘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테슬라가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수입차 판매량 1위로 올라섰다.

테슬라는 상반기에만 5만6139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192.2% 뛰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또한, 국내 시장 진출 2년 차인 BYD가 상반기에만 1만1675대를 판매해 수입차 '1만대'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작년 이맘때 BYD의 판매량은 1286대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전기차 신차를 주로 출시한 브랜드 위주로 성장세를 보였다. 최근 iX3를 출시한 BMW가 상반기에 3만9150대를 판매, 2.3% 성장세를 기록하며 수입차 2위를 지켰다. 이와 함께 △아우디 7337대(+49.4%) △볼보 7470대(+10.4%) △MINI 4091대(+19.7%) △폴스타 2412대(+74.0%)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러 10은 전기차가 절반가량 차지하며 달라진 입지를 증명했다. 단일 모델 기준 상반기에 가장 많이 팔린 수입 전기차는 테슬라 모델 Y(4만3359대)였고 △테슬라 모델 3(8861대) △BYD 돌핀(4511대) △BYD 씨라이언 7(4477대) 등도 베스트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수입차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선보일 전기차 신차가 없는 반면, 수입차는 중국 브랜드까지 가세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중국 지리홀딩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커(Zeekr)'는 국내에서 중형 전기 SUV '7X' 사전 예약에 돌입했다. 7X는 국내 소비자 기대보다 비교적 높은 가격대에 출시됐음에도 사전 계약 대수가 500대를 돌파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이 밖에도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렉서스, 폴스타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가 올해 연이어 전기차 신차를 출시한다. 이에 반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국내에 선보일 마땅한 전기차 신차가 없는 상태다.

업계 내부에서는 국내 완성차 업계가 테슬라의 인기와 중국 브랜드들의 성장 원인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국내 소비자의 니즈에 걸맞은 전기차를 연구개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완성차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가 중국산인걸 알면서도 테슬라와 BYD를 구매하는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테슬라 주니퍼, BYD 씨라이언 7 등 전기차보다 가격과 성능이 나은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라며 "(국내 완성차는) 전기차 전략의 A부터 Z까지 냉정한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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