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서남권 반도체 팹 위치는?…공장입지 언급 없이 투자계획만 제시


부동산 투기 방지와 구체적 실행계획 확정 후 발표할 듯

정부가 제시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관내 7개 산단 또는 후보지. /국토부

[더팩트ㅣ전남광주=최치봉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 원 규모의 전남·광주 반도체 클러스터(팹 4기) 조성 계획을 발표했지만 공장입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가 제시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역내 7개 산업단지 후보지가 반도체 팹 대상지로 떠오를 뿐이다.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전날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장 설립 후보지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도 이와 비슷한 투자계획만 발표했다.

구체적인 공장입지는 결정하지 않은 채 정부와의 투자 협력 방향만 공유했다. 입지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주변 토지에 대한 부동산 투기 우려나 후보지 결정시 고려해야할 여러 사정이 해결되지 않았을 거란 추정이다.

대형 반도체 팹 1기를 건설하는데 최소 50만㎡(15만평)가량의 부지가 확보돼야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팹 건물은 팹 자체만으로 끝나지 않고, 초순수생산시설(UPW) ,전력공급 및 변전시설, 폐수처리시설, 특수가스 등 화학물질 공급 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이 뒤따라야 한다.

삼성전자는 광주권 팹 2기 후보로 '광주첨단(장성) 3지구'와 '광주군공항 이전 연계 탄약고 부지' 등을 후보지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전남 장성이 포함된 광주 북구 첨단3지구는 전체 면적 362만㎡ 가운데 91만여㎡의 산업용지가 남아 있다. 면적으로만 보면 2기의 전공정 팹 건설이 가능한 규모다.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 AI 기반 시설과, 광주과학기술원(GIST), 세계적 반도체 패키징(후공정) 기업인 엠코테크놀러지와도 이웃하고 있다.

용수는 용연 정수장 계통의 수돗물을 활용하거나 장성호·광주호·담양호 등 팹 후보지 상류에 위치한 영산강 수계 농업용 호숫물 이용도 가능하다. 광주 도심과 가까워 의료·문화·주거 등 정주 여건이 뛰어나고, 호남고속도로·KTX 등 주요 교통망과의 접근성도 우수한 편이다.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부지는 두 거대 반도체 기업에 동시에 둥지를 틀어도 부족함이 없다. 공군 비행장과 탄약고 부지를 포함하면 820만㎡ 규모다. 용수도 덕남정수장 계통의 대형 상수도 송수관과 연결돼 있으며, 인근에 KTX가 지나는 광주송정역이 자리하고 있다. 도심에 위치해 정주여건은 거론되는 후보지 중 최고로 꼽힌다.

가장 큰 변수는 군 공항과 민간 공항 이전 문제이지만, 설계와 인허가 착공까지의 시기를 감안하면 공항이전과 동시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서남권 투자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뉴시스

삼성의 광주 투자 발표가 공식화된 만큼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팹 후보지가 어디로 결정될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반도체 공장을 짓겠다"고만 밝혀 '전남 해남 솔라시도'(구성지구)나 목포 또는 나주 인근 산업단지가 물망에 올랐다.

SK하이닉스는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연계해 반도체 팹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는 만큼 '솔라시도'처럼 대규모 부지가 필요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솔라시도는 2090만㎡(632만평)의 대규모 부지와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단지가 집중된 돼 있다. 향후 RE100(재생에너지 100%) 친환경 인프라 산업단지 조성도 가능하다.

전력 문제도 산이변전소를 통해 즉시 공급 가능한 전력 400㎿를 확보하고 있다. 2030년까지 9.8GW 전력 공급 체계도 구축 중이다. 영산강·영암호·금호호 3개 호수를 품고 있어 용수도 풍부하다. 솔라시도에는 또 국가 AI 컴퓨팅센터도 건립 중이어서 AI 데이터센터와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정주 여건 등이 문제로 꼽힌다. 통합시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각 후보지별 장단점은 다르다"며 "어디로 결정되든 신속한 행정적 지원을 통해 반도체 공장이 하루빨리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보고회에서 제시한 후보 산단은△ 미래차 국가산단(102만평) △빛그린 국가산단(123만평) △나주에너지국가산단( 38만평) △군 공항 종전부지와 무안국가산단 후보지 등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실사를 거쳐 조만간 팹 최종 후보지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은 "이번 두 대형 반도체 기업의 서남권 투자로 전남광주가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며 "반도체와 AI데이터센터 피지컬AI 등이 결합된 대한민국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애쓰는 이재명 대통령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관계자에게도 존경과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산업 발전과 신속한 RE100 실현을 위해 필수적인 송배전망 확충을 위해 정부가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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