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정예은 기자] 올해 하반기부터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피고인 없이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된다. 불필요한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피고인 불출석 재판의 요건이 완화된다.
그동안 점자 출력물 등이 제공되지 않아 판결서를 확인할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 판결서'도 제공된다.
대법원은 30일 이같은 내용으로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주요 사법제도 내용을 발표했다.
우선 지난 2일부터 시행된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에 따라 피고인이 불출석한 상태에서도 재판이나 판결 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피고인이 1회 이상 공판에 출석한 이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면 피고인의 진술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고, 변론종결기일에서 선고기일을 고지받고도 불출석할 경우 피고인 없이 판결도 선고할 수 있다. 사기죄 등에 대해서는 사형·무기 또는 장기 10년 초과 징역 사건도 불출석 재판을 적용할 수 있게 돼 대상 범죄도 확대됐다.
피해자 등의 증거보전 후 서류와 증거물 열람·등사가 확대된다. 형사소송법과 형사소송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피해자의 소송 관련 정보 접근성도 더욱 향상됐다. 법원은 피해자가 증거보전 후 서류와 증거물의 열람 또는 등사를 신청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허가해야 한다. 사용 목적을 제한하거나 조건을 붙이는 방식으로 열람 및 등사를 허가하거나 불허하는 때엔 신청자에게 그 이유를 통지해야 한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점자법 규정에 따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판결서는 점자 출력물이나 점자파일, 데이지파일 등의 형태로 제공된다. 기존의 판결서 제공 방식은 비장애인들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점자 판결서 제공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사법정보 접근성도 개선된다.
회생·파산사건 전자적 송달·통지 대상이 확대된다. 8월1일부터 회생·파산사건의 당사자뿐 아니라 사건과 관련된 금융위원회, 세무서장, 법무부 장관 등 행정청도 전자문서를 송달·통지 받을 수 있다.
채무자회생법 일부 조항이 신설되면서 개인회생 신청 시 전자소송포털에서 직접 제출할 수 있는 서류 종류가 13종으로 늘었다. 정부24 전자문서지갑에서 제공하는 주민등록등·초본, 국세납세증명서 등 18종의 서류도 포털에서 바로 첨부할 수 있다. 법원이 행정정보 공동이용망을 통해 필요 서류를 제출받게 돼 신청인의 불필요한 시간적 낭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휴면회사 전자적 영업신고 제출이 시행된다. 7월23일부터 휴면회사 관계자들은 인터넷등기소를 통해서도 '폐업하지 않았다'는 영업신고를 할 수 있게 됐다.
상장회사의 독립이사 제도가 도입된다. 7월23일 상장회사의 사외이사는 '독립이사'로 명칭이 바뀌고 상장회사의 독립의사 의무선임 비율도 이사 총수 4분의 1에서 3분의 1 이상으로 확대된다. 자산 규모 2조 원 이상의 대형 상장사는 3명 이상, 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독립이사로 선임해야 한다.
7월1일 이후 공소 제기된 범죄엔 새로 정비된 양형기준이 적용된다. 자금세탁범죄의 경우 양형기준 신설에 따라 범죄수익 은닉 행위도 실효적인 처벌이 가능해진다. 국민 인식에 부합하는 처벌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증권·금융범죄와 사행성·게임물범죄엔 수정된 양형기준이 적용된다.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도 정비해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구조금을 받더라도 '실질적 피해 회복'으로는 간주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마련했다.
오는 9월16일부터 19일까지 대법원과 그랜드 하얏트 서울 등에서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가 개최된다. 2년마다 개최되는 이 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대법원장들이 한데 모여 각국의 사법제도와 사법 선진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번 회의에는 49개 회원국 중 희망 국가와 비회원 초청국, 국제형사재판소(ICC)·세계은행(WB)·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관계자를 포함해 약 2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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