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영봉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에 실패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귀국한 인천국제공항에서 홍명보 전 감독을 향한 성난 팬들의 야유와 고성이 터져 나왔다. 선수들에게는 응원과 격려를 보낸 팬도 있었다.
30일 오전 3시51분께 홍 전 감독과 김민재·김문환·백승호·설영우·이강인·조현우·황인범·황희찬 등 선수 8명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A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대표팀을 보기 위해 모인 100여 명의 팬들이 홍 전 감독을 향해 야유와 고성을 쏟아냈다.
일부 팬은 확성기를 들고 "홍명보 나가"를 연신 외쳤다. "20억 토해내라", "연봉 반납하고 가라", "명보야, 다시는 감독하지 마라",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외침도 이어졌다. 축구협회 엠블럼이 그려진 영정 사진을 들거나 응원 북을 두드리며 "책임져라"고 목소리를 높인 팬들도 있었다.
선수들에게는 격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일부 팬들은 "선수들 파이팅", "이강인 고생했다" 등을 외치며 박수를 보냈고, '우리 선수들, 고개 숙이지 마세요'라고 적힌 손팻말을 든 팬도 있었다.
홍 전 감독과 선수들은 굳은 표정으로 별도 인터뷰 없이 공항을 빠져나갔다. 홍 전 감독은 '실망한 팬들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오전 4시34분께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도 시간차를 두고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회장이 나타나자 일부 팬들은 "정몽규 나가"를 외쳤고, 개껌을 던진 팬도 있었다. 정 회장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홍 전 감독을 겨냥한 협박성 게시글이 올라오고 입국장 혼잡이 예상되자 기동대와 공항경찰단 소속 경찰관 등 160명을 배치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특수경비원과 자회사 직원 25명을 투입해 안전 관리에 나섰다. 현장에서는 큰 충돌이나 안전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홍 전 감독이 이끈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최종 순위는 34위로 한국의 월드컵 역사상 가장 낮은 순위에 그쳤고 32강 진출에도 실패했다.
홍 전 감독은 귀국 하루 전인 29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월드컵 결산 기자회견에서 "모든 책임은 감독인 제게 있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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