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삼전, 오늘은 닉스"…'엎치락뒤치락' 코스피 왕좌 향방은


SK하닉, 22일 처음으로 코스피 대장주 탈환
HBM 지배력 바탕으로 삼성전자 맹추격…당분간 쟁탈전 치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코스피 시총 1위 왕좌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연일 치열한 코스피 대장주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향후 코스피 왕좌를 누가 차지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현재 일일 주가 변동에 따라 시총 순위가 뒤바뀔 정도로 격차가 좁혀져 향후 1위 자리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5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984조8116억원, SK하이닉스는 1905조534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시총 1위 자리를 수성했지만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대비 시총 비중을 약 96%까지 가져가면서 기세가 만만치 않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2일 처음으로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 2066조원을 넘어서며 대장주 자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 대장주 자리를 내준 것은 2000년 11월 한국전력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이후 약 25년 만이다. 삼성전자 우선주 시총 179조7311억원을 더하면 삼성전자 전체 시총은 여전히 SK하이닉스를 앞서지만 개별 종목 기준으로 국내 시총 1위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아울러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반도체 양강 구도에 지형 변화를 일으킨 상징적인 사건으로도 평가된다.

23일에는 뉴욕증시 기술주 하락으로 반도체주가 동반 폭락했지만 SK하이닉스가 1위를 지켰다. 다음 날인 24일에는 삼성전자가 재차 1위 자리를 탈환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25일 장중 다시 SK하이닉스가 왕좌를 빼앗았다. 종가 기준으로는 다시 삼성전자가 1위를 수성했지만 SK하이닉스의 추격세가 위협적이다.

SK하이닉스가 이처럼 약진하는 배경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메모리 호황이 자리한다.

SK하이닉스는 HBM 영역에서 높은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HBM 시장 점유율 58%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21%로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뿐만 아니라 모바일, 가전, 디바이스 등 생태계를 함께 보유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용 메모리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 실적 개선 기대감을 키운다는 평가다.

여기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 일정 확정과 장기 공급 계약 관련 실적도 시장의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올라선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 일반 D램 외에도 HBM 가격 가정이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HBM4가 주력 제품으로 자리잡으면서 혼합평균판가(Blended ASP)가 상승하는 것과 더불어 HBM4 중심으로 새롭게 가격이 결정되면 내년 실적 상향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 목표 주가를 360만원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ADR 상장 일정이 확정됐고, 마이크론 실적발표를 통해 장기 공급 계약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이 파악됐다"며 "장기 공급 계약 관련 실적은 HBM과 마찬가지로 실적 가시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일반 메모리보다 할증된 멀티플 적용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시총 1위 탈환 추격전과 이에 맞서는 삼성전자의 수성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두 기업에 대한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왕좌의 향방을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는 평가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6만원으로 상향하며 "최근 주가 변동성이 심화되며 때아닌 고점 논란이 불거지고 있으나 이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류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가장 빛나는 구간은 종합 반도체 기업으로의 가치가 부각될 때"라며 "최선단 공정 수율 안정화와 고객 수요 증가율을 밑도는 파운드리 업계의 생산능력(CAPA) 증가율이 맞물리면 업사이클 국면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58만5000원, SK하이닉스는 420만원으로 제시했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범용 가격 상승 구간에서 가장 유리한 구도인 동시에 HBM 효과도 맞물리며 경쟁사들 가운데 이상적인 이익 흐름이 부각되는 시점"이라며 "그럼에도 발생 중인 눌림은 적극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준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30만원으로 상향하며 "SK하이닉스는 더 이상 극심한 이익변동성을 보이는 회사가 아닌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SK하이닉스는) 연내 ADR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압도적인 밸류에이션 매력과 동종 업체들 대비 가지는 기술력의 우위 등을 감안했을 때 ADR은 동사가 다시 한번 재평가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내다봤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호실적이 두 기업에 대한 실적 기대감으로 연결되면서 당분간 두 기업이 시총 1위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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