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서울행정법원=이성락 기자] LG가(家) 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해외 특수목적법인(SPC)에 부과된 약 90억원의 법인세가 위법이라는 1심 결론이 나왔다. 윤 대표는 서울에 BRV코리아 사무실을 두고 투자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와 두 SPC의 연관성이 그리 뚜렷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25일 BRV로터스원, 파워엠파이어가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외국법인들에 대한 과세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과세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며 "소송 비용 또한 모두 피고(강남세무서)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2020년 통합 세무조사를 실시해 BRV로터스(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 투자 목적)가 홍콩(BRV로터스원)과 세이셸공화국(파워엠파이어)에 설립한 SPC에 대해 법인세를 부과했다. 세금 규모는 법인이 국내에서 주식 등에 투자해 벌어들인 양도소득에 대한 법인세 약 90억원이다. 이에 BRV 측은 국세청이 부과한 법인세가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원에 심판 청구를 제기했고, 여기에서도 기각 결정이 나오자 지난해 9월 행정소송을 냈다.
그간 BRV 측은 "윤 대표가 (여러 법인의) 투자를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구조"라며 윤 대표의 역할을 축소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실질적으로 윤 대표가 사업을 주도하면서 법인을 설립해 이 사건 양도소득을 얻었던 것으로 보여 실질 귀속자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소송의 쟁점이었던 국내 사업장 인정 여부에서는 BRV 측에 유리한 판단을 내놨다. 재판부는 "국내 사업장이 있어야 과세를 할 수 있는데, 비록 윤 대표가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그러한 사실만으로 원고들의 국내 사업장이 있거나 단수 고정 사업장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당초 재계와 법조계에서는 'BRV(미국)→BRV로터스(케이맨제도)→해외 SPC(홍콩·세이셸공화국)→국내 투자'로 이어지는 사업 활동 과정에서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무실을 둔 윤 대표의 BRV코리아가 국내 고정 사업장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강남세무서 측도 SPC 측 투자 계약서를 BRV코리아 직원이 작성하거나, 투자금을 직접 송금하는 등의 증거를 제시하며 BRV코리아가 투자 자문 외 계약 체결·관리 등 두 SPC의 여러 업무를 수행하는 명백한 국내 고정 사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특히 인감도장이 BRV코리아 사무실에 보관돼 있을 정도로 BRV코리아가 두 SPC의 국내 고정 사업장이라고 볼 증거는 매우 많다고 강조해 왔다.
결과적으로 BRV코리아를 중심에 두고 두 SPC에 법인세를 부과하기엔 연결 고리가 다소 약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세무서 측이 즉시 항소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향후 2심에서는 두 SPC의 투자 활동과 의사결정과 관련한 BRV코리아의 역할·기능을 부각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윤 대표는 자신에게 부과된 종합소득세를 놓고도 불복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앞서 윤 대표는 2016~2020년 국내에서 벌어들인 배당 소득 221억원에 대해 세무당국이 종합소득세 123억원을 청구하자,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윤 대표는 자신이 외국인(미국 시민권자)이며 국내 거주자도 아니라 세금을 낼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1심은 윤 대표를 내국인과 동일하게 납세 의무를 지는 소득세법상 국내 거주자로 봤다. 해당 소송은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아내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와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형사 재판도 받고 있다. 윤 대표는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 메지온에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원을 조달한다'는 미공개 중요 정보를 구 대표에게 미리 제공해 주가 상승에 따른 부당 이득(약 1억원)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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