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작년 최저임금 결정 산식을 올해 경제지표에 적용하면 내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600원~1만800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25일 <더팩트>가 지난해 최저임금 결정 방식을 올해 경제지표에 적용해 분석한 결과 하한선은 약 1만600원(이하 전년 대비·2.5%↑), 평균치는 약 1만700원(3.6%↑), 상한선은 약 1만800원(4.7%↑)으로 추산됐다.
지난 2년간 하한선은 소비자물가상승률만 반영했고, 상한선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을 차감한 후 조정계수(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누적상승률과 최저임금 누적인상률 간 격차를 반영한 값)를 더해 산출했다.
이를 적용하면 소비자물가상승률(2.5%)만 반영한 하한선은 약 1만600원이다. 상한선은 경제성장률(2.6%)과 소비자물가상승률(2.5%)을 더한 뒤 취업자 증가율(0.4%)을 차감한 값에 조정계수를 반영해 산출한다.
조정계수는 최근 3년간 소비자물가 누적상승률이 최저임금 누적인상률을 웃돌 때 그 격차를 반영한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최근 3년간(2024~2026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소폭 웃돌 것으로 예상돼 조정계수를 0%p로 가정했다. 이에 따라 상한 인상률은 4.7%, 시급은 약 1만800원으로 계산했다.
전망 최저임금 1만600원~1만800원은 지난해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촉진구간 산식을 올해 경제지표에 적용한 추정치다.
이번 분석에는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경제인협회 등이 제시한 올해 경제전망을 반영했다. 경제성장률은 평균 2.6%, 소비자물가상승률은 평균 2.5%, 취업자 증가율은 올해 1~5월 평균인 0.4%를 기준으로 삼았다.
최저임금법은 근로자 생계비와 노동생산성,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지만 구체적인 산식은 없다. 최근 2년간 공익위원들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 취업자 증가율 등을 활용해 심의촉진구간을 제시해왔지만 경제 여건에 따라 적용 지표와 산식은 달라질 수 있다.
올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놓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16.3% 오른 시급 1만2000원을, 경영계는 동결안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노사 간 격차는 1680원으로, 공익위원이 제시할 심의촉진구간(최종 협상을 위한 인상률 범위)이 올해도 협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수출과 코스피는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줄고 내수 침체와 자영업 부진은 여전하다. 노동계는 실질임금 회복을, 경영계는 경영 부담 완화를 각각 주장하는 배경이다.
최저임금 인상률은 문재인 정부 당시인 2018년(16.4%)과 2019년(10.9%)을 제외하면 한 자릿수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5년간 인상률은 △2022년 5.05% △2023년 5.0% △2024년 2.5% △2025년 1.7% △2026년 2.9%다. 내수 부진과 자영업 경기 악화 등으로 과거와 같은 두 자릿수 인상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전 노동경제학회장)는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는 4% 안팎도 가능하지만 현재 자영업과 내수 경기를 고려하면 3% 안팎이 가장 현실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률에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 호조에 따른 착시 효과가 반영돼 있다"며 "학교 앞 상권만 봐도 점포 곳곳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 있을 정도로 자영업 경기가 어렵다. 지표상 성장률보다 서민경제가 체감하는 실제 경기 여건을 함께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법정 기한은 오는 29일까지다. 하지만 반드시 지켜야하는 강행 규정은 아니어서 1988년 이후 의결 기한을 지킨 것은 9번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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