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최대 60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르면 이번 주 결정될 전망이다.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가 최종 경쟁을 벌이며 막판 총력전이 한창이다.
22일 방산업계 등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이달 말 차세대 잠수함 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목표로 최종 평가를 진행 중이다. CPSP는 2030년대 중반 퇴역할 예정인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잠수함 유지·보수·정비(MRO) 비용을 합한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이다.
이번 수주전은 한국(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TKMS의 2파전으로 압축된 상태다.
한국은 빠른 납기와 검증된 잠수함 운용 실적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캐나다가 노후 잠수함 전력 공백을 우려하고 있는 점을 공략해 신속한 인도 능력을 핵심 경쟁력으로 강조한 것이다.
한화오션은 3000t급 도산안창호함(장보고-III Batch-I) 등 해군이 실제 운용 중인 전력들을 캐나다 현지에 입항시켜 승조원 탑승 및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등 성능 입증에 주력했다.
이와 함께 국내 기업들은 캐나다 정부의 사업자 심사 기준인 '산업 기여도'를 높이기 위한 협력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캐나다 에너지·광물 기업들과 잇따라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과 에너지 인프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리튬 공급망 확보를 위한 협력도 확대하고 있다. 조선·방산·에너지·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100여 개 현지 기업·기관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캐나다 내 일자리 창출과 기술 이전 효과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캐나다 현지 업체들과의 연구개발 협력과 기술 교류, 조선소 협업 등을 중심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캐나다 주요 조선소 및 대학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한국 측 제안의 산업적 파급효과를 높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G7 정상회의 기간 중 마크 카니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방산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반면 독일 TKMS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 네트워크를 앞세워 맞서고 있다. 캐나다가 독일 잠수함을 선택할 경우 독일·노르웨이와 공동 군수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상호운용성과 장기 운용 효율성을 부각하고 있다. 독일은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 중인 212CD 잠수함을 제안하면서 캐나다 산업계에 대한 투자 패키지와 장기 경제협력 방안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한국의 강점인 납기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 파격적인 카드도 꺼냈다. 독일과 노르웨이 정부는 자국 해군용으로 생산 예정인 212CD급 잠수함 일부를 캐나다에 우선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최초 인도 시점을 기존 계획보다 앞당겨 2036년 수준까지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캐나다가 유럽 방산 공동조달 금융 프로그램인 SAFE에 참여한 점도 변수로 꼽힌다. 유럽산 무기 구매 시 금융 지원을 받을 수 있어 독일 측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단순한 잠수함 수출을 넘어 향후 글로벌 함정 시장 판도를 좌우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이 수주에 성공할 경우 K9 자주포와 천무 다연장로켓에 이어 대형 해군 플랫폼 수출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하게 된다.
특히 최근 7조8000억원 규모 KDDX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사실상 선정된 한화오션은 국내 구축함과 잠수함 사업을 모두 확보하며 특수선 분야 입지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캐나다 사업까지 수주할 경우 2030년대까지 안정적인 특수선 일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 역시 글로벌 해군 함정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하며 향후 해외 수주전에 유리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캐나다 정부는 양측의 최종 제안서를 바탕으로 이르면 이달 말 늦으면 7월 초 중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후속 협상을 거쳐 계약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