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웰컴저축은행이 2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중간광고를 단행하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창업자인 손종주 회장의 장남인 손대희 웰컴저축은행 대표가 인공지능(AI) 기반 체질개선을 진두지휘하는 만큼 공격적인 마케팅을 단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유사 서비스와 차별점이 없다면 '오너2세'를 밀어주기 위한 무리한 화력지원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웰컴저축은행은 이세돌 UNIST 특임교수를 메인 모델로 낙점하고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간광고를 단행하고 있다. 광고는 음성으로 사용할 수 있는 AI 금융비서를 소개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AI 금융비서에게 계좌 송금을 명령하는 모습을 담아내면서 직관적으로 AI 비서의 기능을 소개한다.
웰컴저축은행의 AI 금융비서는 애플리케이션(앱) 내 음성 기반 서비스인 '웰사(Welxa)'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고객이 음성으로 명령하면 계좌조회와 거래내역 확인, 이체 등 주요 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아직까진 단순 업무 처리 기능만 지원하며 자산관리 등 고도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향후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 음성 기반 AI 서비스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카카오뱅크다. 지난해 11월 'AI 이체 서비스'를 공개했다. 아이폰 이용자의 경우 음성 명령만으로 송금 서비스를 실행할 수 있도록 구현해 접근성을 높였다. 지난해 5월 출시한 대화형 AI 서비스 역시 출시 1년 만에 이용자 500만명을 돌파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AI 서비스는 송금뿐 아니라 연금과 대출, 환율 계산 등 금융계산도 수행한다. 웰컴저축은행의 AI금융비서와 차별화를 나타내는 대목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만큼 고객 특성에 맞춘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카카오뱅크가 챗GPT 기반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과 달리 웰컴저축은행은 자체 서버와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금융비서를 구축했다. 서비스 완성도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저축은행권 최초로 관련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향후 자체 금융 데이터와 고객 접점을 활용해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권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은 만큼 범용 AI 서비스 경쟁보다는 저축은행 고객이 실제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저축은행권 최초로 AI 금융비서를 도입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으며 향후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월드컵 광고를 집행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제공되는 기능이 조회·이체 등 기본 금융 업무에 집중된 만큼 이용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손 대표가 AI 전환 전략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성과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AI 혁신보다 오너 2세의 경영 안착을 위한 무리한 광고 집행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월드컵 중간광고는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 패키지 가격은 10억원 안팎에서 형성됐다. 일반 패키지 역시 수억원대에 판매된다. 웰컴저축은행이 2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월드컵 중간광고에 나선 점을 고려하면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AI 서비스 홍보에 적잖은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하반기 실적이 손 대표의 AI 전환 전략을 평가하는 첫 번째 시험대라고 본다. 월드컵 광고와 AI 금융비서 효과가 신규 고객 유입으로 이어질 경우 저축은행권 최초 AI 서비스라는 상징성을 넘어 경쟁력을 입증한 사례로 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일반회계기준 올해 1분기 웰컴저축은행의 거래자 수는 97만3248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4만3942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은 4만8705명, OK저축은행은 22만4805명 늘어난 것 대비 뒤처지는 양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광고를 통해 화제를 모으는 것보다 실제 이용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할 만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반기에도 고객 증가세가 비슷하거나 경쟁사 대비 떨어진다면 인프라 투자나 광고 효과를 두고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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