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종전 협상, 트럼프 '재공격' 발언에 시작부터 난항


이란 대표단, '무력 위협 자제' 위반 주장하며 협상장 이탈

미국과 이란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종전 협상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 발언에 이란이 반발하면서 협상장을 떠났다. /AP·뉴시스

[더팩트 | 공미나 기자] 미국과 이란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종전 협상에 나섰지만, 회담은 시작 직후부터 난항을 겪었다. 이란 대표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경고 발언에 반발해 협상장을 떠났고, 레바논 전선 문제도 초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날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대표단은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약 80분간 회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란 대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 반발해 협상장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가 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게재한 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레바논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그들의 대리세력을 즉시 멈추게 해야 한다"며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난주보다 훨씬 강하게 이란을 다시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해당 발언이 양측 양해각서(MOU) 제1항의 '무력 위협 자제'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협상이 완전히 파행된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CNN은 이란 측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며 "외교 당국자들이 협상장으로 복귀하도록 하기 위한 비공개 채널 대화는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핵 문제 등 본격 의제에 앞서 레바논 전선 문제가 중점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측은 이란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이란 측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에 주둔하는 한 헤즈볼라의 자위권이 인정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중재국도 협상 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물밑 조율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은 미국과의 대면 회담 종료 후 카타르와 양자 회담을 통해 자국 입장을 전달했고, 카타르 대표단은 이후 협상장으로 복귀해 추가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이 재개될 경우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 문제 및 제재 해제 관련 추가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유엔 사찰단의 핵 시설 사찰을 관철시키고, 그 대가로 이란 동결자산을 일부 해제하는 방안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정부와 군 당국 내부에서는 대(對)헤즈볼라 전쟁을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아닌 이스라엘과 레바논 정부 간 직접 협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이란 요구를 수용해 이스라엘에 즉각 종전과 철군을 압박하기 전에, 레바논 정부와 직접 협상해 이스라엘에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오는 23~25일 워싱턴DC에서 미국 중재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스라엘군은 현재 레바논 남부 완충지대 유지와 나바티예 인근 헤즈볼라 지하 거점 파괴를 주요 작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헤즈볼라 공격으로부터 북부 주민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한 레바논 남부 안보지대에 계속 주둔할 것"이라며 철군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22일 오전 6시부터 레바논 접경 북부 지역을 포함한 전국에 대한 집합 제한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두고 당장 헤즈볼라와의 대규모 확전 가능성을 낮추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mnm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