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또 특검, 또 합수본…수사·기소 분리의 역설


검찰개혁 속 1년 새 특검만 5개 출범
보완수사권 폐지 땐 사건 장기화 우려

[더팩트 | 김해인 기자] "또 특검이다."

지난해 6월 10일 '초대형 3대 특검' 출범을 예고하는 기사를 썼다. 사흘 뒤 내란·김건희·채상병 특별검사가 임명됐다. 지난해 여름에는 광화문과 서초동을 오가며 3대 특검을, 겨울에는 남부터미널역 인근의 상설특검을 출입했다. 올해는 정부과천청사역 인근에 자리 잡은 종합특검 브리핑룸을 오가고 있다.

불과 1년 남짓한 사이 특검 취재는 검찰 출입기자의 일상이 됐다. 그간 출범한 특검만 5개다. 앞으로는 '조작기소 특검'과 '선관위 특검' 출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현 정부 들어 특검은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빠르고 빈번하게 등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흐름이 검찰개혁의 방향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는 점이다. 검찰개혁의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다. 검사가 수사부터 기소, 공소유지까지 모두 담당하는 구조를 해체해 권력 남용을 막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정작 지난 1년간 가장 활발했던 건 정반대 구조를 가진 특검이었다. 특검은 직접 수사를 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며, 법정에서 공소유지까지 맡는다. 물론 특검은 예외적 제도다. 하지만 수사·기소 분리를 강조하는 시기에 오히려 이런 구조의 특검과 합수본 등 새로운 수사기구가 잇따라 출범하는 현실은 분명 역설적이다.

이 질문은 최근 논의되는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로 이어진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은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무게를 싣고 형사소송법 개정안 초안을 마련 중이다. 다만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한 대책은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하다.

특히 금융·증권, 기술유출 같은 고도화된 지능형 범죄는 수사 단계에서 확보한 증거와 공소유지 과정이 긴밀하게 연결된다. 보완수사는 그 과정에서 사실관계의 빈틈을 메우는 기능을 해왔다.

최근 만난 한 검찰 간부는 "수사와 기소가 완전히 분리되면 중수청에서 사건기록 10만 페이지를 넘겨받은 공소청 검사가 다시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식으로 사건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말에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다. 다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과정에서 사건의 연속성과 책임 주체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는 분명 답해야 할 질문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권한인 동시에 기능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권한을 남길지 없앨지의 논쟁만이 아니다. 사건 기록의 빈칸을 누가 메울지, 수사와 기소 사이의 연속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답이다.

특검과 합수본, 또 다른 수사기구를 만드는 일은 상대적으로 쉽다. 어려운 것은 범죄 대응 역량을 향상시키면서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는 형사사법 제도를 설계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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