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제12대 서울시의회 개원을 앞두고 차기 의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의회 118석 가운데 80석을 확보하며 의장 선출 주도권을 거머쥔 가운데 5선 김기덕 의원(마포4)과 4선 김인제 의원(구로2)이 유력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의장선거는 단순한 원 구성 절차를 넘어 향후 4년간 서울시와 시의회 관계를 결정할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시장이 사상 첫 5선 시장에 오르며 시정을 이끌게 됐지만 시의회는 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인 80석을 확보하며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직전 11대 서울시의회는 국민의힘이 76석을 차지하며 오 시장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12대 시의회는 정반대다. 민주당은 예산안 심의와 조례 제·개정 등을 통해 서울시 정책에 강력한 견제구를 던질 수 있는 위치에 섰다.
서울시의회 의장은 전국 광역의회 가운데 최대 규모의 의회를 이끄는 자리다. 의회를 대표하고 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물론 원 구성원과 상임위원장 배분 과정에서도 적잖은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다수당이 의장직을 차지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민주당 내부 경쟁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5선 서울시의원인 김기덕 의원과 4선에 성공한 김인제 의원이다.
김기덕 의원은 1998년 제5대 서울시의회 입성 이후 제8·10·11·12대 시의원에 당선되며 민주당 역사상 첫 5선 기록을 세웠다. 제10대 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했으며 난지도·상암동 일대 월드컵공원 조성, 대장홍대선 추진, 상암 롯데쇼핑몰 정상화, 마포 소각장 추가 건립 반대 등이 대표 성과다.
또 최근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사업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오세훈 시정의 핵심 사업에 대한 비판 목소리를 높여왔다. 풍부한 의정 경험과 최다선 경력도 강점이다.
김기덕 의원은 출마 동기를 놓고 "서울 시민을 위해 또 의회의 발전을 위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의장으로서 봉사하고 싶다"며 "무상 급식 때부터 오세훈 시장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나는 오세훈 시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바른 행정으로 가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서울시에 견제의 역할을 할 수도, 바른 행정으로 가게 할 수 있는 경험을 갖고 있다"며 "다선이 존중받는 의회 질서가 필요하다. 현재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완성돼 가는 시기에 있어 이럴 때일수록 지방 정부가 든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는 김인제 의원은 정책 전문성을 앞세우고 있다. 제9·10·11·12대 시의원을 지낸 김 의원은 제9대 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와 제10대 도시계획균형위원장, 제11대 시의회 부의장을 역임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의정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시민들이 민주당에 부여한 80석은 오세훈 시정의 독주를 견제하라는 엄중한 명령"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장 취임 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망 사고 및 GTX 철근 누락 사태 진상 규명 △한강버스 사업 전면 조사 △TBS 정상화 △강남북 균형발전 예산 확보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박원순 전 시장의 7년과 오세훈 시장의 5년을 모두 경험한 관록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오세훈 시장의 4년을 초기에 견제하고 그동안 추진해왔던 예산 방만한 사업들, 시민 동의와 동떨어진 사업들에 혈세 낭비를 못하게끔 의회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사무조사권을 발동해 선거 과정에 일어난 GTX 철근 누락 사건과 서소문 고가차도 등 시민 안전 문제만큼은 확실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며 "지금은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의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 행정의 잘못된 부분을 충돌하기보다 바로 잡겠다. 이전 11대 의회와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3선에 성공한 강동길·봉양순·임만균·이승미 의원 등이 의장직 후보에 도전장을 냈다. 강동길 의원은 "오세훈 시장이 당선돼 서울시의회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혁신적이고 리더십이 강한 전략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견제와 감시도 필요하지만 협치도 해야한다"며 "시민들의 삶과 연관된 조례들, 감사의 정원, 안전 문제, 지역화폐 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의장 선거의 핵심은 민주당이 어떤 리더십을 선택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특히 차기 의장은 한강버스와 삼성역 GTX-A 철근누락 사태,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사고, TBS 문제 등 오세훈 시정의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관계 설정에 나서야한다. 이에 의장의 성향에 따라 향후 4년 시와 시의회의 긴장 수위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시의회는 다음 달 초 민주당 차원에서 의장과 부의장 후보를 정한다. 이후 여야가 모인 본회의에서 새 의장 선출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제12대 서울시의원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 2030년 6월 30일까지다. 서울시의회는 7월 중 첫 임시회를 열어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뒤 12대 의정활동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