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추진 뒤 방산 명분 만들어"…윤석열 범인도피 재판 공방


서증조사 통해 관련자 진술 공개
윤 측 "2023년 9월부터 특사파견 논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당시 대통령실이 먼저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을 추진한 뒤 방산 수출 명분을 만들었다는 취지의 관계자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사진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전 대통령. /더팩트 DB

[더팩트ㅣ선은양 기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당시 대통령실이 먼저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을 추진한 뒤 방산 수출 명분을 만들었다는 진술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방산 수출을 위해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했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과 배치되는 진술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5일 윤 전 대통령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법무부 차관, 장호진 전 외교부 1차관,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 6명의 범인도피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을 열고 서증조사를 진행했다.

이명현 특별검사팀(채상병 특검)에 따르면 이 모 대통령실 행정관은 조사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을 호주대사 보내라는 지시 이후 방산사업이라는 임명 명분을 찾게 됐다"며 "이 전 장관은 방산 수출을 위해 임명된 것이라는 언론 대응 방안을 만들어 보고드리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특검팀은 이를 통해 대통령실에서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 재가를 먼저 받고 방산 수출이라는 명분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검팀은 공관장 자격심사 운영 규칙을 제시하며 이 전 장관은 외무 공무원 인사 교육, 외국어 능력 점수 제출 등 통상적인 절차가 생략된 채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구 전 외교부 기획조정실장과 황소진 전 외교부 인사기획관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는 조 전 실장이 절차를 두고 "(보통) 유명무실한 것 아니냐. 안 지켜지고 있지"라고 묻자, 황 전 기획관이 "아니요. 다 지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입니다"라고 말한 내용이 담겼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증거 의견을 밝히며 "이 전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은 공수처 수사와 무관하게 외교·안보적 필요에 따라 검토된 사안"이라며 "대통령실은 2023년 9월부터 이 전 장관의 방산 수출 및 군사외교 기여를 높이 평가해 특사 파견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반박했다.

이 전 장관은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같은 해 9월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이듬해 3월 주호주대사로 임명됐다.

윤 전 대통령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방산 수출은 외교부 공무원들만으로 하기 어렵고 수요국의 군 관계자와 직접 소통해야 한다"며 "이 전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마타도어에 시달리며 대사에서 물러난 뒤에도 후임으로 해군참모총장 출신을 임명했다"면서 호주대사 인선이 방산 수출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내달 6일과 10일, 20일에 세 차례에 걸쳐 피고인 신문을 진행하고, 24일 변론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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